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들어 20% 이상 고금리 비중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줄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 중인 37개 저축은행 중 22곳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지난달 연 22% 이하 대출비중이 0.21%를 차지했지만, 이번 달 연 20% 이상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비롯해 NH, 우리금융, 하나저축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도 고금리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경우 취급 비중을 대폭 끌어내리고 있다. 전월 대비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연 20% 이상 대출이 OK저축은행은 22.56%에서 14.65%, SBI저축은행은 19.32%에서 13.03%, OSB저축은행은 22.85%에서 0.65%, 모아저축은행 31.31%에서 0.97% 등으로 고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가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중단 또는 축소한 이유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확정되면서 선제적으로 금리 전략을 수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7월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종전 24%에서 20%로 4%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최고금리 20%는 대출계약을 새로 체결하거나 대출을 갱신, 연장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기존대출에 대해서도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하는 계약은 소급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면서 저축은행의 경우 개정 표준약관에 따라 2018년 11월 1일 이후 체결·갱신·연장된 계약 등 기존 계약도 인하된 최고금리를 적용해야 한다. 이에 금리인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비중 내리기에 착수한 것이다.
고금리대출을 중단한 저축은행들은 대안으로 중금리대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10% 전후 금리대의 개인신용대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8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말 기준 총 1조7974억원이던 공급액은 2019년 말 5조1517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금리대출 공급액이 8조원을 넘어서면서 올해 10조원 돌파 가능성도 유력하다.
업계는 앞으로 고금리 대출 축소, 중금리 대출 확대 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실시하면서 전체 고금리 대출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현재 중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 총량 규제에 걸리지 않아 이를 확대하려는 저축은행들의 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