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일반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를 맡은 한국예탁결제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기존 주장은 굽히지 않고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지급할 금액은 총 2780억원이다.
25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 고객에게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펀드 잔고의 45%에 해당하는 1779억원을 선지급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투자원금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지급하게 된다.
NH투자는 “이번 결정은 고객에 원금을 반환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 형태”라며 “분조위가 권고한 '계약 취소'와 형식은 다르나 고객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며 이 사안에 중대 책임이 있는 다른 기관에 대해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는 고객과 사적합의를 거쳐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에 손해배상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판매사로서 고객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책임은 지되 펀드운용 감시 책임이 있는 하나은행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예탁결제원은 운용사 요청에 의존해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줌에 따라 판매사와 투자자 오해를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는 “수탁사인 하나은행은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투자제안서에도 불구하고 펀드가 출시된 시점부터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다”며 “2018년 3차례에 걸쳐 환매자금 부족분을 고유자금인 지급준비금으로 무상 대여해 펀드 환매중단을 막는 불법적 개입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뼈를 깎는 반성과 심기일전으로 재출발해 하루 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 업무체계로 복귀하고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