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재가동·제1야당 대표 단독회동 성사 여부도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한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소통에 나선 것은 1년 3개월 만이다. 대선 공약이자 여야 협치를 상징하는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박 5일 일정의 방미 성과를 공유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외교안보, 경제산업 분야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간 안보동맹을 경제동맹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이 귀국 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과의 내부 회의, 김부겸 총리와의 주례회동을 통해 “방미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용키로 했다.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는 '소프트'한 식사 자리인 만큼 야당도 정부와 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5~6월 상반기 백신 수급을 위해 정부가 미국과 협의한 '백신 스와프'가 무위로 돌아간 것에 대한 지적은 나올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의 소통에 다시 나선 만큼 1회 운영 후 중단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재가동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와 야당 모두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공'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핑퐁게임'이다.
특히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국민과 야당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이나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회담 등은 이날 의제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야당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에선 정상회담 성과 공유가 가장 큰 행사”라면서 “다른 이슈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단독 회동 여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전부터 문 대통령에게 단독 회동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모두 문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대통령이 자화자찬하는 자리에 들러리로 서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오찬 간담회 참석을 결정한 만큼 추후 단독회동 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오찬 간담회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