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의 주요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 상승으로 철근값이 치솟고 있다. 높아진 가격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사재기까지 횡행, 철근 기근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철근 유통 활성화를 위해 매점매석 단속 등을 추진키로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환영철강은 이달 10일 고철 매입 가격을 ㎏당 10원씩 인상했다. 톤으로 환산하면 고철 가격이 전보다 1만원 오른 것이다. 또 15일과 17일, 20일에는 각각 ㎏당 15원, 20원, 20원을 추가 인상했다. 2주 만에 고철 가격이 톤당 총 6만5000원이 비싸진 셈이다.
다른 제강사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인천과 당진 공장에서 지난 14일 고철 전 품목 매입 가격을 ㎏당 10원씩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톤당 1만원씩 단가가 오른 것이다. 세아베스틸도 21일자로 전 품목 매입 가격을 ㎏당 15원씩 인상하고 중량 생철 등에는 10원씩을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강업계의 고철 매입 가격이 오른 것은 세계적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각국 전기로 업체들은 늘어난 철강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100% 가동하는 상황이다. 특히 주요 고철 수출국인 중국은 내수용 철근 공급을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고철 가격이 뛰면서 철근 가격도 급등세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보통 철근(규격 D10㎜) 가격은 톤당 91만5000원까지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가격이 65만5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40% 가까이 뛴 것이다. 보통 철근 가격은 올해 초 68만5000원에서 73만5000원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 4월 13일 82만원을 넘겼고, 지속 상승했다.
철근값 상승에도 국내 철근 수요는 폭증세다. 건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철근은 건설용 자재로 쓰인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과 중간 유통업체들이 철근 사재기를 주도, 중소 건설사 등은 웃돈을 주고도 철근 수급에 애로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철근 유통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21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제1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철근 사재기 단속과 수출용 철근 내수 전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력한다.
정부 관계자는 “철근 매점매석을 집중 단속하고 적발 업체에는 부당이익 환수와 세무조사 등까지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철근이 국내 유통 시장에서 정상 거래될 수 있도록, 건설업계 등 애로를 최대한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