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첫 정상회담 앞둬
北 비핵화·쿼드 문제 논의 주목
반도체·배터리 산업협력도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담판에 나선다. 대북정책과 반도체·배터리, 쿼드 참여 등 한·미 양국 간 외교·안보·경제 부문 동맹 강화도 논의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하면 문 대통령이 갖는 10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수급이라는 난제를 해결할지가 가장 주목된다. 정부는 이보다 앞서 올 5~6월 국내 백신 물량 부족 현상을 인정한 바 있다. 방역 당국의 11월 집단면역 목표는 물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불안전성 논란도 야기됐다. 정부가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를 추진해 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양국 간 백신 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후 갖는 두 번째 정상회담이다. 첫 번째 파트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였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후 북한·중국·러시아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정책 방향과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주도하는 쿼드(4자 안보대화, 미국·일본·인도·호주)에 우리나라가 일정 부분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쿼드 참여 여부는 우리나라 최대 교역 대상국인 중국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의식해 기후변화·신기술 등 비안보 분야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우리 정부가 쿼드 가입 대신 반도체·백신 분야 전문가 모임(워킹그룹)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도 주요 의제의 하나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공조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19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바이든 정부의 외교에 압박을 병행하는 '실용 조치(practical measures)' 간 조율을 통해 대북정책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미 양국 간 산업 협력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20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주재하는 '제2차 반도체 회의'에 참석해 미국 투자 규모 등을 밝힐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 등 우리 기업 관계자도 방미 중에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 후 애틀랜타로 이동해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