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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마우스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결여돼 있고 극단적인 자기중심성을 보인다. 평소에는 이 같은 성향이 내부에 잠재돼 있다가 범행을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물론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다고 반드시 강력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충격을 준 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높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드라마 '마우스'는 사이코패스 기질이 유전된다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유전학 박사이자 범죄학자인 한국계 영국인 대니얼 리(조재윤)는 태아 유전자 검사로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선별해 내는 연구에 성공한다. 미래의 사이코패스가 벌이는 범죄로부터 사람과 세상을 구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급기야 태아 유전자 검사 의무화 법안 제정을 주장하지만 인권침해 문제로 기각된다.

유전자 검사는 특정한 목적 달성을 위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친자 확인이나 범죄 수사, 질병 검사, 조상 찾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DNA는 1871년 스위스의 의사 겸 생물학자 요하네스 프리드리히 미셔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1928년 영국 미생물학자 프레드릭 그리피스가 DNA가 세균 특성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기초로 이뤄진 후속 연구 등에서 DNA 재조합으로 생물의 유전적 특성이 변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DNA 분석을 통한 유전자 검사 기법은 2000년대 인간 게놈(유전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과 접목, 관련 산업과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태아에 대한 유전자 검사 역시 실제로 유전으로 인한 질병과 기형 등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보급이 이뤄졌다. 산전검사 기본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예비 부모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유전자 검사를 신청한다.

다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아 또는 태아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자체는 원칙적으로 금지, 법령에서 정한 특정 유전질환만 허용된 상태다. 지난해 기존 165종에서 24개 항목이 추가로 지정됐으며, 대부분 생명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이 질환이다. 드라마에서와 같은 사이코패스 유전자 감별은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윤리적 문제는 물론이고 법적으로 제한된다는 의미다.

드라마의 두 주인공은 산전 유전자 검사에서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판명되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간다.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 미래가 아닌 다양한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현실에서도 산전 유전자 검사 목적은 결국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과 예후 관리다. 유전자 검사 기술 대중화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