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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영상 채택은 내년에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에이독(Aidoc)이 부정적이던 방사선 전문의들의 지원을 확보하고 최종적으로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등과의 글로벌 협력 관계 구축에 성공한 사례를 통해 북미 시장 모멘텀 구축을 위한 마켓 리더십 전략을 조명해 보자.

에이독은 방사선 전문의들의 환자 진단 과정을 신속히 처리하는 AI 이미징 기업이다. 현재는 6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기술, 6700만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 500개 이상의 설치 기반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미국 시장 확장 시 진입장벽에 부닥쳤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 2018년 에이독이 북미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타깃으로 삼은 방사선 전문의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이 커뮤니티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에이독은 핵심 전략으로 부정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이 시급했다.

우선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기술임을 전달했다. AI 기반 이미징은 당시 대부분이 거의 또는 전혀 실용성 없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주한 상황이었다. 에이독은 북미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의료 진단 분야 전문가를 고용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쇄신했다. AI 기술이 아직 일상적인 응용에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전략의 시급성을 인식했다. 에이독은 톰 시어러를 영업 및 전략 이사로 영입, 수년간 실제 쌓은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시어러는 방사선 전문의들의 선입견을 정면으로 반박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스스로를 지역사회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8년 보도자료를 통해 “AI는 의료 영상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입니다”라고 천명했다. 현지 시장 노하우로 강력한 팀을 구축하고 효과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노력했다.

나아가 에이독은 방사선 전문의들이 자신들의 고용에 위협이 될 수 있는 AI 이미징 기술에 대해 드는 두려움을 바꿔야 했다. 이를 위해 협업 기반의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 및 홍보했다. 창업자 엘라드 왈라흐는 방사선 전문의와 간접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에이독의 브랜드 스토리를 언론에 직접 털어놓는 등 의료 분야 AI 영상화를 추진했다. 왈라흐는 방사선 전문의들의 불만사항을 활용해 혼자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작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에이독을 소개했다. 에이독은 이 이야기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마침내 바쁜 방사선과 의사들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툴'이라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 기술로 인해 자신의 역할이 없어질 것을 우려하던 방사선과 의사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상황으로 돌린 것이다.

또 잠재력은 크지만 방사선 전문의들에게 위험 부담이 큰 투자로 꼽혔다. 위험 수준에는 단순히 재정적인 걱정뿐만 아니라 너무 새로운 기술로 인한 환자의 안전 걱정도 포함돼 있었다. 에이독은 방사선 전문의들이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에 신뢰를 쌓기 위해 '전문가에게 묻기' 웹 시리즈를 시작했다. 에이독은 방사선 업계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방사선 분야에서 AI의 새로운 트렌드와 실제 활용 사례를 담은 정보 세션을 개발했다. 이 세션은 궁극적으로 에이독이 왜 실제 환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현명한 투자인지에 관해 방사선 전문의들에게 교육했다.

에이독은 현재까지도 동일한 전략을 통해 방사선 전문의 네트워크를 확장, 미국 내 대표적인 AI 영상 업체로 성공한 상황이다. 기술 바탕의 스타트업은 첨단 기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마켓 리더십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마인드와 실질적인 시장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구축의 효과적인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공동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 트라이벌비전 월드와이드 수석 부사장 sim@bdmt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