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시대를 선도하는 해상풍력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면이 바다인 데다 바람 등 자연 자원이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우수한 산업기반까지 활용한다면 탄소시대 에너지 빈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서 진행된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송철호 울산시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이 각각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육성전략'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부유식 해상풍력은 2050 탄소중립 실현과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중요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부유식 해상풍력이란 터빈을 해저 지반에 고정시킨 기초 위에 설치하는 고정식과 달리 물 위에 떠있는 부유체에 터빈을 설치해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부유체는 지반에 고정된 앵커와 계류라인을 통해 연결된다. 파도와 바람 등 변화에도 자세 및 위치를 유지한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상용화 초기단계다. 스코틀랜드와 포르투갈이 각각 30MW, 25MW 규모 단지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먼 바다의 바람 자원까지도 활용한다는 점에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우리나라 첫 가스전인 동해가스전 시설을 활용한다. 동해가스전은 지난 1998년 시추에 성공, 우리나라를 산유국 대열에 합류시켰다. 2004년 생산을 시작해 내년 6월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울산시는 이 가스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부유식 해상풍력 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시는 오는 203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해 6GW급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부유식 해상풍력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20% 정도를 활용,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영남권 전체인 약 57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 생산, 연간 930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그린수소 8만4000톤 생산, 21만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행사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이상헌 울산시당위원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특히 해상 사업의 민간 투자사 본사가 소재한 덴마크, 스페인, 노르웨이 및 독일 등 4개국 대사도 함께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의 부유식 해상풍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후 인근에 위치한 수소실증화센터로 이동, 울산시의 수소 산업 추진 현황을 청취하고 시설도 시찰했다. 문 대통령은 “부유식 해상풍력만으로도 획기적인 도전인데 이를 통해 그린수소까지 생산한다면 양질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함께 2050 탄소중립 실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수소실증화센터는 국내 유일의 수소 배관 공급 방식 특화 실증시설이다. 앞으로 부유식 해상풍력과 연계한 그린 수소의 생산·저장·활용 관련 소재, 부품 등의 테스트 및 평가를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