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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석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올해 말 대구센터(제3센터)를 완공한다. 대전·광주센터에 이어 재해복구(DR) 센터로 지어지는 공주센터(제4센터)까지 완공되면 디지털 정부 구현을 위한 지능형 클라우드 센터가 오는 2025년 완성된다.

디지털 정부 방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체계로 전환한다. 일부 기능이 아닌 전체 시스템에 AI 보안 체계를 적용하는 것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세계 최초다. 인적 방어 비율을 줄이고 AI 방어 체계로 전환하는 사례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과 기업도 주목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코로나19 위기 속 디지털 정부 구현에 매진하고 있는 강동석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을 만나 올해 계획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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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호준 ICT융합부장

-취임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지난 1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가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국가 정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졌다.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했다. 실제로 대전센터와 광주센터가 협력해 상호 관제를 수행했다. 대전센터가 격리될 경우 광주센터가 원격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전환으로 공직 사회도 재택근무, 영상회의 시스템을 쓰게 됐다. 시스템 이용자 폭증에 따라 긴급한 용량 확충, 이용 편의성 개선, 모니터링 강화 등을 추진했다. 기존에 공직 사회에서 재택근무 시스템은 해외 출장 시 이용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급격하게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자원과 라이선스 등을 추가 확보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스템 역시 관리원에서 잘 준비해 국가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자가격리자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등 관리원이 보유한 자원 인프라와 그간 축적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 대응에 일조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정보기술(IT)이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중심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관리원)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 주요 정보 시스템의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점을 느꼈다. 관리원 전문성이 우리나라 정부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이기에 직원에게도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주기를 당부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정보 시스템 운영 안정성 향상, 정부 데이터센터(IDC) 관리 체계 개선 등으로 나타나 3년 연속으로 최우수 책임운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지능형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비전을 설정하고 센터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경과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 기관은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1차적으로는 정부 부처가 고객이지만 정부 서비스를 받는 최종 수혜자는 국민이다. 부임 이후 비전을 기존 '지능형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구현'에서 '지능형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수정했다.

대전·광주 센터에 입주한 부처 레거시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정보 시스템 수용을 위한 클라우드 전용 대구센터, 정부 서비스 연속성을 위한 재해복구 전용 공주센터, 48개 부처 개별 통신망을 통합하는 국가융합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을 대구센터에 우선 적용하고(PaaS), 전자메일·지식관리·기록물 등 30여개에 달하는 부처 공통 업무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SaaS)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2025년까지 4개 센터가 하나의 센터처럼 유기적으로 동작하고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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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석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올해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사업은 클라우드 기반 대구센터다. 특히 오픈소스 도입을 적극 지원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추진 현황은 어떤가.

▲대구센터는 특정 회사 제품 종속성을 탈피하고 비용을 절감하고자 공개 SW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전용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대구센터 신축 공사 공정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53% 수준이며 올해 말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달 사업자를 선정한 뒤 오는 10월부터 공통 인프라 등 대구센터 전산환경 구축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포털 서비스와 사전 테스트베드를 제공, 입주대상 기관 편의와 클라우드 전환 관련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보건복지부·교육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부 등 15개 중앙행정기관 50여개 소속 및 산하기관에 우수한 품질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약 80여개 기관으로 서비스 대상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고려도 필요할 것 같다. 관리원 사이버공격 방어체계는 어떤가.

▲지금까지는 사람이 공격을 인지하고 분석·방어하는 체계로 대응, 한계가 있었다. 관리원에서 매일 발생하는 보안 이벤트는 적을 때 2000만건, 많게는 5000만건에 달한다. 모든 이벤트가 공격은 아니지만 관제 요원이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사람이 대응한다고 가정하면 10만명 정도가 필요하다. 전통적 방식으로는 더 이상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보안 공격이 지능화한다는 점도 문제다. 사람은 이미 세상에 알려진 공격 위주로 방어할 수밖에 없다. 알려지지 않은 공격에 대응하려면 AI 기반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관리원은 2018년부터 3년 동안 AI 기반 보안 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AI 기반 디지털 정부 보안 체계를 갖추고 보안관제와 분석 업무에 본격 활용하고 있다. IBM,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이 신규 위협정보 분석에 AI를 활용한 사례는 있으나 AI를 보안 체계 전면에 적용한 것은 관리원이 처음이다. 국내·외 콘퍼런스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으며 실제 문의도 매우 많다.

AI 기반 보안 체계는 알려진 공격을 방어하는 것에서 나아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한 뒤 보안 이상 징후를 감시하고 공격을 예측하고 자동 차단한다. 일일 평균 30억건 이상 데이터를 전부 분석할 수 있다. 위험도 높은 공격을 선별하면 사람이 집중 분석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도입 첫해로 AI와 사람이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시범 적용하고 2023년까지 AI 학습을 강화하려고 한다. AI가 중심이 되는 사이버 위협 방어 체계를 전체 4개 센터에 전면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클라우드와 AI는 하드웨어(HW)뿐만 아니라 SW 등 다방면 역량이 중요하다. 내부 인력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관리원 직원 역량은 어떻게 평가하나.

▲원장 부임 전에는 전문 영역은 사업자가 맡고 공무원은 감독·관리 업무를 한다고 생각했다. 취임 이후 실제 일하는 모습을 보니 전문성이 기대 이상이었다. 운영·보안·클라우드·통신망 관리 등 각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갖춘 공무원이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요즘도 놀란다. 일부 전문성이 강한 직원은 필요한 솔루션이 있으면 오픈소스를 가져와서 직접 만들어서 쓴다.

코로나19 이후 긴급재난지원금 시스템 구축도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관리원에서 동시접속자 100만명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위기 대응 능력과 책임감이 뛰어나고 전문성도 높다.

신기술에 대한 전문성은 지속 향상시켜야 한다.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관련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올해 확대하려고 한다. 클라우드 분야에 대한 수준 높은 전문 역량이 요구됨에 따라 그간 클라우드 역량 향상에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직원 역량이 향상된 만큼 올해부터는 클라우드 심화 교육 과정까지 개발하려 한다.

이외에도 사이버 보안, 자원 통합, 클라우드 등 여러 분야에서 민·관 합동 세미나를 개최해 민간 최신 기술을 신속하게 접하고 외부 전문가와 소통·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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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원은 디지털 정부 구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디지털 정부 목표는 결국 공공 서비스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데이터를 활용, 국민에게 양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관리원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 시스템과 데이터가 모여 있는 집합소로서 디지털 정부 구현을 위한 공통 인프라를 제공한다. 공통 인프라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전환, AI 기반 사이버 보안, 운영 체계 고도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면서 정부 서비스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각 부처와 합동으로 정부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컨설팅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을 앞으로도 충실히 수행해 범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정부 혁신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려 한다.

-관리원은 공공 클라우드센터로 지난달 지정됐으며 많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클라우드 센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를 두고 추후 생겨날 공공 클라우드센터와 관리원이 경쟁 관계에 놓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가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공공과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국가 안보, 국민 권익 등 중요 정보 시스템은 공공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일반 공공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해야 한다.

중요 정보 시스템 서비스 측면에서도 관리원과 추후 생겨날 공공 클라우드센터는 상호 협력 관계다. 관리원은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정보 서비스를 중점 운영해 현실적으로 모든 공공 시스템 수용은 어렵다. 지자체 고유 업무와 같이 공공 클라우드 센터를 통해서 서비스해야 할 수많은 공공 시스템이 있다. 관리원과 다른 공공 클라우드 센터 연계를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는 공공 시스템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관리원과 타 센터 상호 협력이 가능한 영역은 많이 존재한다.

범정부 클라우드 확산과 발전, 공공과 민간 상호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관리원은 공공 클라우드 센터 표준화와 센터 간 시스템 연계 등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자정부플랫폼과 파스타(PaaSTA) 등 클라우드 고도화 플랫폼도 확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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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시행 이후 공공에서도 데이터 결합전문기관 신청 등 데이터 관련 신규 서비스,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 관리원은 이와 관련해 어떤 서비스나 계획을 갖고 있나.

▲데이터 3법과 '한국판 뉴딜' 정책에 따라 관리원도 IT 인프라 관리·운영을 넘어 데이터 활용까지 업무 확장이 필요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 관리원은 45개 중앙행정기관의 1300여개 업무 서비스가 집중돼 있다. 올해 대구센터가 준공돼 공공기관이 입주하게 되면 데이터 집중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런 데이터 활용을 위한 첫 걸음으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을 준비하고 있다.

관리원이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된다면 관리원에 입주한 모든 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가명처리와 결합을 위한 시스템과 절차 등을 마련, 데이터 처리 신뢰를 높이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가명처리와 결합 시 국가 핵심 데이터를 외부에 반출하지 않고도 내부에서 안전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을 시작으로 공공 데이터 활용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국가 데이터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정된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향후 설치될 분야별 데이터 분석 센터와 정부 통합 데이터 분석 센터와도 상호 협력을 추진, 공공 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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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석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1986년 경북대 전자공학과 학사, 1988년 경북대 전자공학과 석사를 취득한 뒤 2009년 성균관대에서 컴퓨터공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대우통신종합연구소에서 근무했다. 1994년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으로 출발해 기획조정부장과 전자정부지원부장, 경영기획실장과 국가정보화지원단장, 공공데이터활용지원센터장, 정부3.0지원본부장, 전자정부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으로 취임했다.




정리=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