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5명 뽑는데 4100명 지원... '네카라쿠배' 학원 열기 "후끈"

패스트캠퍼스 '취업완성스쿨'을 가다
서류통과 64%가 컴퓨터공학 비전공
6개월 동안 스파르타식 교육 진행
이달 초 2기 모집…"발전 가능성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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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캠퍼스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취업완성스쿨 1기 오프라인 강의 현장 모습.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마련된 오프라인 강의장. 책상 앞에는 전담 조교를 포함해 14명이 투명 가림판을 사이에 두고 띄어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노트북과 블루투스 키보드, 메모장과 두꺼운 책이 있다. 백색 스크린 앞에선 강사가 반응형 웹디자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간혹 키보드 치는 소리만 낮게 들릴 뿐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초봉 5000만원,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취업을 목표로 선발된 전일제 개발자 교육 과정 모습이다.

지난 4월 29일 성인교육회사 패스트캠퍼스가 운영하는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취업완성스쿨 1기'가 교육 1개월째를 넘겼다.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6개월 동안 진행되는 무료 교육 과정으로, 취업 연계까지 해 준다는 소식에 지원자 4185명이 몰렸다. '조건 없음'을 내걸면서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 가운데 64%가 컴퓨터공학 비전공자였다. 지원자 대부분이 20~30대였다. 서류심사와 면접, 코딩 테스트 등이 진행됐다. 개발 문서 대부분이 영어 기반이어서 비즈니스 영어 수준도 테스트했다. 15명을 선발, 최종 경쟁률은 279대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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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캠퍼스 네카라쿠배 개발자 양성과정 1기 지원 서류통과자(928명) 현황

강호준 패스트캠퍼스 스쿨기획자는 2일 “전공, 비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합격자 가운데 고졸로 코딩을 독학한 사람도 있었다”면서 “전공 여부는 처음 배우는 속도에선 차이가 나지만 강도 높은 학습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률 279대 1을 통과했지만 끝이 아니다. 학습 성취 수준을 보며 15명 가운데 매달 1명을 탈락시킨다. 교육 1개월을 넘기고 벌써 탈락자가 2명 나왔다. 13명이 남았다. 오는 9월 과정이 종료될 때는 10명만 남게 된다.

6개월 교육으로 비전공자도 현업 개발자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학생들에게 '스파르타식 학습'을 요구한다. 오전 10시 학원에 나와서 자율학습을 하고 오후 1~6시에는 개발 관련 강의를 듣는다. 다시 밤 10시까지 학습하고 나서야 학원을 나갈 수 있다. 하루 12시간을 꼬박 공부해야 한다. 과제, 협업 프로젝트 등도 이어진다. 전담 조교 1명이 밀착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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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 오프라인 강의 현장 모습. 4185명이 지원해 15명이 최종 합격했고, 한달여만에 2명이 탈락하고 13명이 남았다. 강의는 13명과 전담 조교 1명이 함께 듣는 방식이다.

대기업 취업을 방불케 하는 지원 과정을 통과했지만 만만치 않은 공부 분량이 제공된다. 자료구조·알고리즘, HTML·CSS, 자바스크립트, 리액트(React)를 집중적으로 배운다. 수백만원 상당의 개발자 교육 과정을 무료로 밟지만 이 기간에는 다른 생계 활동이나 공부를 할 수 없다. 오로지 교육에만 매달려야 한다. 그럼에도 서류 통과자 가운데 22%는 재직 중이었으며, 학생도 21%로 나타났다.

교육생 가운데 한 명인 차유림(28)씨는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국비지원과정으로 웹디자인 수업을 듣고 중소기업에서 퍼블리셔로 일하기도 했다. 개발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의 전향을 꿈꾸게 됐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란 상품과 서비스를 웹 또는 애플리케이션(앱)에 구현하도록 보여 주는 개발자다. 현업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직군이다. 차씨는 “공부해야 할 양이 많기 때문에 누구보다 본인 자신이 공부하려는 굳은 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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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IT개발자로 진로를 바꾼 차유림씨.

패스트캠퍼스는 10년 이상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한 강사진과 실제 네카라쿠배 개발자 출신이 멘토가 되어 교육생의 취업을 적극 돕는다. '모셔 가게 하겠다'는 의지는 교육생 못지않게 회사도 약하지 않다.

마침 1기 과정이 시작한 시점이던 3월 29일 네이버는 올해 900명의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자 채용을 발표했다. 비전공자를 위한 별도의 육성 채용 트랙도 신설했다. 매월 경력자를 뽑는 월간 영입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개발자 몸값이 부르는 게 값'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우수 인재 품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이나 여타 국비 지원 과정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오늘 배워서 내일 활용하게 한다'를 내세운 패스트캠퍼스 전략은 현업 종사자들의 발걸음까지 끌어 잡고 있다. 회사는 무료 강의가 폭발적 관심을 받자 이달 초 2기 모집 준비에 들어갔다. 강호준 기획자는 “2기 모집 과정에선 그동안 유료로 제공해 온 온라인 개발 교육 콘텐츠를 지원자 전원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1개월 동안 공부하게 한 다음 테스트 후 수강생으로 받을 예정이다.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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