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소·벤처분야 협회·단체들이 일찌감치 정책 제안 준비에 나섰다. 이번 정권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하면서 중소기업 위상이 크게 달라진 데다 20년 만에 '제2 벤처붐'이 도래한 만큼 보다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책 세분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국내 주요 중소·벤처분야 협회·단체들이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내년 대선에 제안할 분야별 정책 마련에 나선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달라진 산업 지형에 맞춰 중소·벤처기업 보호·육성책을 다시 손보고 관련 규제 개선, 선순환 생태계 구축, 고급 인재 영입 등을 중점적으로 제안할 전망이다.
'중소기업계 맏형' 중기중앙회는 이달 말 한국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등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정책제안기획단(가칭)을 발족할 예정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큰 틀에서 코로나19 이후 격변한 산업 지형에 맞춰 분야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데 초점을 둘 예정”이라며 “혁신형 창업 중소기업, 지방 중소기업 육성책 등을 중점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더 골이 깊어진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내수 중심 중소기업들의 해외 수출 지원, 중소기업 지속 성장을 위해 상속세율 인하 방안 등도 마련한다. 최근 들어 상속세율 부담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폐업하거나 해외로 생산공장을 이전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편법을 하지 않고도 승계가 가능하도록 가업 승계 제도 요건을 대폭 완화해 달라고 제안할 방침이다.
'제2 벤처붐'을 맞이하면서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벤처기업협회는 향후 5년이 국내 벤처 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벤처르네상스'를 키워드로 뽑고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마련해 나간다. 청년창업 활성화 '불씨'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이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또 △규제혁신을 통한 시장친화적 기업환경 조성 △우수인재 유입 △민간 중심 벤처투자와 혁신자금 확대 △기업가정신 확산 △대중소기업 신상생협력 모델 구축 등을 주요 축으로 정책을 제안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가진 기업이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경제'를 핵심으로 내세운다. 글로벌 경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핀셋' 규제 개선에 집중한다.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등 핵심 분야별로 제도 개선책을 내놓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이제는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책, 벤처투자·회수시장 등 생태계 공통 기반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민간 중심 벤처캐피털 산업 발전기반을 확충하는데 집중한다. △선진 벤처투자방식 도입 △민간 중심 자율규제체계 구축 △해외 VC자금 국내 유치 등을 위한 정책 제안을 준비 중이다.
<표>협회·단체별 내년 대선에 제안할 주요 정책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