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소재 국산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엔켐이 전해액 소재 국산화 선봉 역할을 한다. 전해액은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내 대표 전해액 업체인 엔켐의 오정강 대표는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2020년 'K-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4%를 차지했다”며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전해액 실질 국산화율은 25% 수준에 불과한데, 전해액 국산화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설립된 엔켐은 배터리 리튬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전해액 제조 기술과 고유 첨가제 기술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6위에 올랐고 유럽·중국·미국 공장 가동을 통해 중국, 일본 전해액 경쟁 업체에 맞서 세계 1위 전해액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엔켐은 올해 하반기 첫 미국 공장 가동을 통해 SK이노베이션에 전해액을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물량은 폭스바겐과 포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중국, 미국에 3개 공장도 추가 건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자국 내 배터리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안정적 공급망(SCM)을 위해 해외 투자를 강화한 것이다.
중국이 저가형 전해액 제품 공급에 대비해 엔켐은 전해액 첨가제 선행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원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양극재, 음극재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데 전해액에 첨가제를 적용하면 니켈 함량을 올리며 생기는 열화 반응을 낮출 수 있다. 양극재 성능을 보완하는 음극재는 과다 첨가시 스웰링(부풀림) 현상이 발생하는데 엔켐 첨가제 기술을 통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전해액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CATL, 파나소닉 등 해외 배터리 업체 신규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엔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행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전고체 배터리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 개발'로 전해액 기술 개발에 따라 상용화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오 대표는 “전해액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엔켐이 전해액 대표 업체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