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면세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중국 국영 면세점 기업이 세계 최대 면세기업으로 도약했다. 롯데면세점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27일 영국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중국면세점그룹(CDFG)이 매출 기준 1위에 올랐다. CDFG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면세시장 위축에도 전년대비 8.1% 증가한 66억300만유로의 매출을 올리며 2019년 4위에서 1위로 급상승했다.
중국 당국은 해외 소비를 내수로 돌리기 위해 하이난다오를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하이난 지역 면세한도를 1인당 10만위안으로 3배 상향하고 면세 품목도 늘렸다. 외국인 유인 정책으로 한국을 포함한 59개국에 30일 무비자 정책을 펼치고 있고, 자국민에게는 하이난 방문 후 180일 동안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CDFG에 이어 한국 롯데면세점이 매출 48억2000만유로로 2019년과 같은 2위를 유지했다. 신라면세점은 매출 42억9000만유로로 2019년과 마찬가지로 3위에 올랐다. 2014년 이래 1위 자리를 지켰던 스위스의 듀프리는 매출이 23억7000만유로로 71.1% 감소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듀프리는 주로 공항에 매장을 두고 있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온 국내 면세점의 성장 전략은 하이난 지역을 면세 특구로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으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CDFG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급성장 중인 중국 면세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CDFG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 여파로 올해에만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법인을 줄줄이 청산하며 외형 성장이 크게 위축됐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