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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산업으로 인정하자.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교육 기업이 몇 개고 교육 시장 규모가 얼마인데 교육을 산업으로 인정하자는 소리를 하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교육기업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탄식 같은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교육기업 모두 이구동성으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빚을 지고 산다고 토로한다. 입시학원뿐만이 아니다. 정도만 다를 뿐 교육출판업을 하거나 공교육을 지원하는 업체조차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오랫동안 이른바 사교육과의 전쟁을 치렀다. 그 결과 교육기업에 이런 '사교육 조장'이라는 생각은 보이지 않는 낙인이 됐다.

지나친 입시교육 조장이나 서열화, 과열경쟁 등은 일부 교육기업들의 문제다. 전체 교육기업이나 산업이 짊어질 멍에는 아니다. 학교나 교육 기업이나 학생을 교육하고 학습자가 더 나은 학습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간 학원, 학습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은 공교육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공교육은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공교육 혁신에 교사·학생·학부모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 기업 등 다양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산업에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정부와 사회는 부작용에 대응해 그에 맞는 적절한 규제를 가한다. 규제를 가할 때도 산업 자체를 죄악시하는 일에는 경계한다. 산업 진흥 및 규제는 당근과 채찍처럼 함께 가야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는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다. 코로나19가 촉매제로 작용한 교육 혁신은 이제 시작이다. 디지털과 결합한 교육의 변신은 전반에 걸쳐 더 빨라지고 있다. 밀레니얼세대(1980년대~1990년대 초반 출생)·Z세대(1990년대 초반~2000년대 중반 출생) 교사 및 학습자에게서 디지털 기술로 교육을 배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교육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적극적 민·관 협력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원할한 원격 학습 플랫폼의 운영, 미래 학교에서 쓰일 교구재 개발과 운영 등 할 일이 많다. 민·관 협력도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 정책과 함께 장기적 산업 육성을 고려해야 한다.

산업 육성은 내버려두고 기술만 활용하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어불성설이다. 혁신 기술은 결국 산업 발전을 토대로 이뤄진다. 우리가 교육 산업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공교육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혁신 교육 기술을 해외에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 이미 교육시장에 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영토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