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 단계인 친환경 상용차 시장 선점을 위해 신규 수요 창출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19일 '친환경 상용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트럭은 승용차보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5배, 버스는 16배로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친환경 승용차 비중은 8.0%지만 친환경 상용차 비중은 0.8%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들은 내수 확대에 초점을 두고 전기·수소 상용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전기 상용차 시장 92%를 점유했다. 현대차 엑시언트는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한자연은 현재 판매 중인 국내 친환경 상용차는 수출을 고려하면 모델 다양성이 부족하고, 내수 시장에서는 수입차보다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자연은 “수출 모델은 국내 시장 중심으로 개발돼 다양한 해외 수요에 대응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내수에선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친환경 상용차가 수입되면서 시장 잠식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 기업이 개발한 전기버스 대다수는 국내 주행환경 맞춤형으로, 해외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장거리 여객용 버스 등은 출시하지 않았다. 대기업은 1톤 트럭, 중소·중견기업은 초소형·경형 전기차에만 집중하고 있어 친환경 화물 운송용 밴이나 중대형 트럭 수요가 높은 주요국으로의 수출도 제한적이다.
친환경 상용차 신규 수요 창출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한자연은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자연은 “세계 상용차 시장의 한국 비중은 1.2%이며, 상용차의 99.2%가 친환경차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친환경화를 통해 자동차 산업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공 상용차와 노후 상용차 교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수요를 확보하고, 시장 초기 단계인 수소 상용차를 중심으로 민·관 협력을 통한 수출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자연은 “친환경 상용차 공용 부품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중소·중견기업이 다양한 친환경 상용차 개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연관업체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