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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다. 어떤 뛰어난 기업도 사람이라는 난제 앞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데이터 산업을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의 로드맵이 대규모 예산과 함께 공개되면서 정보기술(IT)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반가운 일이고, 제대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기초 인프라가 정부 주도 아래 구축되겠다는 기대감이 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기업의 준비가 과연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갑자기 없던 AI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났으며, AI 전문가도 어디선가 불현듯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짧은 학습을 통해 빠르게 산업 변화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너무 많이 노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인력 부족 현상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해 수적으로나 규모로나 웹 프로젝트가 계속 증가, 고용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수준급 개발자 확보를 위한 IT·게임 업계의 '연봉 인상 릴레이'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인력 풀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준급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렵고, 결국 '경력직 빼내 가기'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인력 모시기와 관련한 여러 뉴스가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고액 연봉으로 인력 빼내 가기가 큰 화제로 대두했고, 중소기업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우리 기업의 인력은 안전한가. 오히려 대기업이 좋은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IT 생태계에 기여하고, 이런 인력이 중소기업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바람직한 인재 양성 방법이지 않을까.

대학마다 빅데이터·AI 학과가 유행처럼 생긴다. 천편일률성 커리큘럼과 데이터 없이 이론으로만 접하는 지식은 즉시 기업에서 활용하기가 어려워 신입사원 입사 후 최소 6개월 정도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이 두려워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고학력 신입사원이 입사 지원을 하고 채용되는 사례가 많이 늘었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입사 후 정성을 다해 교육받고 경험을 쌓으면 곧 대기업에서의 러브콜로 이직을 결심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력난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서술했다. 이와 함께 교육의 쏠림 현상이 너무 편향되다 보니 전통적인 IT 개발 영역의 인재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ETL(Extract, Transform, Load), 데이터웨어하우스(DW), 자바(JAVA) 개발자 등이다. 데이터 산업 발전에 따른 인재 편향성이 심각하다. 모두 AI 빅데이터 직업군으로만 편중되고, 전통적인 개발 영역은 여전히 '3D 직업'으로 인지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AI 빅데이터를 하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사회적인 인식 또한 더해져서 전공 불문 해당 학과와 학원으로 몰리면서 신입사원은 대거 양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행히 취업난은 심각한 편이다. 그런데 기업은 사람이 항상 부족한 불균형이 공존하고 있다.

사람은 많다. 대졸 신입사원은 지속 배출되고, 기존 개발을 버리고 AI 빅데이터로 전향하려는 엔지니어 또한 계속 느는 추세다. 불균형이 해결되고 신입사원 전력화와 다양화가 자리 잡으면 데이터 산업 육성에 따른 국가경쟁력도 크게 향상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부와 기업이 인력 양성에 효율적인 컬래버레이션을 균형 있게 맞춰 가야 할 중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이사 an08@misoinf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