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잡는 청경채, 스마트팜으로 항비만 성분 2.4배·생산량 2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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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조건별 청경채의 재배 모습

국내 연구진이 인공광형 식물공장(스마트팜)을 이용, 청경채의 비만 예방 성분 함량을 일반 재배법보다 2.4배 높이면서 생산량은 2배 이상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1일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유지혜 박사팀이 스마트팜에서 배양액과 빛의 양 등 재배 조건을 조절해 청경채에 함유된 항비만 성분인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을 기존 스마트팜 재배보다 2.4배 높이고 생산량은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농식품 분야 국제학술지 '식품 화학'(Food Chemis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청경채는 샐러드에서 요리까지 다양하게 소비되는 채소다. 지방조직과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고 염증을 낮추는 항비만 성분인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이 높다. 하지만 단순히 청경채를 먹는 것으로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섭취 함량이 대사성 질환을 억제하기에는 부족해 청경채의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을 높이려고 앞다퉈 연구했다.

청경채는 온도, 습도, 수분함량, 일광 시간 등 재배 조건에 따라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 변화가 크지만, 함량을 높일 수 있는 구체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병충해에 취약해 노지 재배에서는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실내 스마트팜 시설에서 수분 공급량과 일광 시간 등을 다양하게 조절하면서 6주간 청경채를 재배하는 실험을 통해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식물체에서 최대로 생성되면서 생산량도 늘릴 수 있는 재배 조건을 찾아냈다.

그 결과 4·5·6주 차에 한 번씩 수분공급을 12시간 중단하는 가뭄 스트레스를 주고, 하루 20시간 LED 조명을 쪼여주면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이 물과 빛을 자연 상태와 비슷하게 유지하는 일반 재배 시보다 2.4배 높아지고 생산량도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팜 재배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국내 스마트팜 기업에 기술이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공동기술개발사업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에 스마트팜을 건설하고 캐나다가 이를 이용해 재배한 기능성 청경채를 원료로 대사성 질환 예방·개선을 위한 음료 등을 개발해 인체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할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는 혹한 환경으로 채소 섭취가 어려운 북부 원주민들의 대사질환 발병률이 높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 북부 원주민은 비만, 당뇨, 고혈압과 대사성 질환 발병률이 캐나다 평균보다 2배 높고, 특히 55세 이상의 당뇨 인구는 5배, 고혈압 인구는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스마트팜에서 질병 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식품 원료를 생산하는 게 가능함을 보여준 것으로 스마트팜의 본격적인 산업화에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지혜 박사는 “앞으로 높은 대사성 질환율로 문제가 되는 캐나다 원주민을 대상으로 인체 적용 시험을 할 예정”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청경채로 대사성 질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식품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