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E100은 4월 초 기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GM, 이케아, TSMC 등 세계 29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TSMC는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반도체 업계 라이벌 삼성전자는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했지만, RE100은 국내 제도 미비로 가입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이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 위원회는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한다. RE100 가입을 선언하는 기업들은 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1년 안에 이행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계획 제출 이후에는 이행 상황을 RE100 위원회에 보고하고, 위원회는 이를 대외에 공표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RE100 위원회가 발간한 2020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가입한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100% 달성 시점은 평균 2028년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53개 기업은 이미 2019년에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했다. 회원 75%는 2030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전력사용량이 많은 제조기업 중 독일 BMW는 2019년 기준 72%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RE100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민간 이니셔티브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캠페인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이 협력 업체에도 RE100을 독려한다는 점이다. 기업 생태계가 협업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인 만큼 공급망 전체가 RE100을 실천해야 한다는 논리다. RE100의 선봉에 선 글로벌 기업에 부품과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에게는 고객 유지를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BMW 사례를 비춰볼 때 제조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마냥 업종 탓만 하며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