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은 4·3 역사 집 짓는 설계도...“정부, 설계도 섬세하게 다듬고 성실히 이행할 것”
정부 주관 첫 공식 추념식...군경 최고책임자도 참석해 국가에 의한 폭력 사죄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제78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4·3 특별법 개정은 '4·3'이라는 역사의 집을 짓는 설계도”라며 “정부는 설계도를 섬세하게 다듬고 성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오늘 4·3 특별법 개정을 보고드릴 수 있게 돼 매우 다행”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4·3 특별법 개정에는 △추가 진상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 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별법 개정으로 1948년과 1949년 당시 군법회의로 수형인이 되었던 이천오백서른 분이 일괄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제야 4·3이 자기 모습을 되찾게 됐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도민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죽음과 이중 삼중으로 옭아맨 구속들이 빠짐없이 밝혀질 때, 좋은 나라를 꿈꿨던 제주도의 4·3은 비로소 제대로 된 역사의 자리를 되찾게 될 것”이라며 “'4·3 특별법' 개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은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은 취임 후 세 번째다. 청와대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여한 것에 대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추념식은 정부 주관 첫 공식 추념식이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첫 걸음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추념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 등 군경 최고책임자도 함께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