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 부동산 전수조사 권익위에 요청

의원·가족 부동산 소유·거래 현황 조사
배우자·직계존비속 개인정보 제공 동의
부동산 악재 이어지며 민심 악화 의식
당 차원에서 자정 노력…야당도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요청했다.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이 발표된 데 이어 당 차원 움직임도 본격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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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오른쪽 두번째)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에게 국회의원 및 가족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사무총장과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 국민권익위원회에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조사요청 대상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과 가족의 부동산 소유·거래 현황이다. 이를 위한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도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사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고, 문제가 있는 의원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한다”며 “공직부패에 대한 국민 분노를 엄중히 받아들여 민주당 의원부터 엄중한 잣대로 조사와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전수조사 요청은 LH 투기사태에 더해 최근 불거진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세값 인상 논란이 배경이 됐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연이은 부동산 악재에 관련 민심이 계속 악화되면서 당 차원의 자정노력을 보이기 위함이다. 먼저 전수조사를 자처하면서 야당도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LH 투기사태 이후 여야 실무 협의체를 가동해 LH 특검과 국회의원 전수조사 관련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4·7 재보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주당 입장에선 야당과의 협상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단독 전수조사에 나서는 것이 조금이나마 분노 여론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이었던 것을 두고 제기되는 형평성 논란에도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김 대표대행은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은 전수조사 관련 개입도 보고도 받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단독 전수조사와는 별개로 야당과의 LH 특검 및 여야 공동 전수조사 협의는 계속 이어간다는 뜻을 밝혔다.

박 사무총장과 김 수석은 “국민의힘도 시간을 더 지체하지 말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철저한 검증을 의뢰하길 바란다”며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제3 기관에서 여야가 똑같이 전수조사를 하자고 하면 민주당은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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