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단위 지역서 이례적 사례로
장비업계, 발주전략 변화 주목
SK텔레콤이 강원 지역 롱텀에벌루션(LTE)·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을 노키아 장비에서 에릭슨 장비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사가 도 단위 지역에서 기지국 장비 를 교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 사례다.
SK텔레콤의 장비사별 발주 비율 조정 등 사업 전략의 변화로 이어질지 네트워크 장비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강원 지역에서 기존 노키아 LTE·5G 무선 기지국 장비를 에릭슨 장비로 교체하고 있다.
코어 네트워크용 장비는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SK텔레콤은 강원 지역에서 최소 1만개 이상 LTE 기지국과 1000개 이상 5G 기지국 장비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장비 기업은 SK텔레콤의 이 같은 행보가 이례적 일이라며 배경 파악은 물론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원 지역이 전체 기지국 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8%이지만 기존 기지국을 교체하는 것은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SK텔레콤은 우선 LTE와 5G 장비를 동시에 교체한 만큼 5G 이후 세대부터 강원 지역 네트워크 장비를 에릭슨으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노키아 장비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됐지만 SK텔레콤을 포함, 노키아 장비가 특별하게 품질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통과 네트워크 장비 관계자들은 “장비 품질 문제라면 일부 지역이 아닌 전체를 교체했을 것”이라면서 “품질과 가격 문제만으로 대체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텔레콤이 앞으로 장비업체로 발주하는 물량 비중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는 통상 다수 장비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권역별로 제조사 장비를 배치한다. 전략적으로 장비사 물량을 조절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SK텔레콤의 강원 지역 기지국의 장비 공급사가 변경됐다면 장기적으로 에릭슨 장비가 지속 공급될 공산이 크다. 현재 구축된 5G망은 비단독규격(NSA) 방식으로,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 간 연계가 필수다. 장비 및 운용 소프트웨어(SW) 호환 문제 등으로 이종 제품 결합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노키아 LTE 장비를 에릭슨 장비로 대체한 만큼 향후에도 에릭슨 장비가 추가 공급돼야 한다. 이는 곧 SK텔레콤 설비 투자에서 에릭슨 비중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과거 LG유플러스가 경기 지역의 LG에릭슨 장비를 화웨이 장비로 교체한 후 에릭슨은 지금까지 해당 지역에 추가로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노키아 장비의 수급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석도 나온다. 에릭슨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로서 장비 수급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 SK텔레콤이 장기적으로 장비 공급사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적의 네트워크 장비 구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언급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