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두 韓 가전, 글로벌 지배력 '쑥쑥'..코로나 장벽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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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 관계자가 직접 착즙한 쥬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세계 중소형 가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국내 업체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 글로벌 시장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선전한 것을 토대로 올해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채널 정책과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지만 세계 1위라는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크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쿠쿠, 휴롬 등은 올해 핵심 성장 요인으로 글로벌 사업 성과를 꼽고 전략 수립·이행에 집중한다. 이들은 각각 글로벌 안마의자, 전기밥솥, 원액기 시장에서 선두인 만큼 세 업체 전략에 따라 올해 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첫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브랜드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선정하고 주요 국가에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 매장이 연이어 셧다운에 들어가며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집콕족을 중심으로 '홈웰니스' 수요가 높아지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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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글로벌 브랜드 모델인 방탄소년단

올해는 백신 영향 등으로 글로벌 영업 제약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 매출 목표를 지난해 두 배 이상 잡았다. 미국 등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프리미엄·현지화 전략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유럽 시장 추가 진출과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새로운 공략 대상으로 선정해 안마의자 외 정수기 등 판매 제품도 다변화한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기술경쟁력 강화는 물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글로벌 1위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마의자를 넘어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쿠쿠와 휴롬 등 소형가전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재빠르게 온라인 채널을 구축,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했다. 몇 년 전부터 현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중국기업 등 경쟁사와 격차도 크게 벌렸다. 올해 오프라인 전략까지 강화, 코로나 장벽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2% 증가했다. 올해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베트남, 미국 시장까지 확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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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 초소형 프리미엄 밥솥 트윈프레셔 쁘띠

중국은 올해 초 오픈한 온라인몰 '티몰'과 체인 오프라인 채널인 수닝 매장 신규 입점에 기대를 건다. 고슬고슬한 밥맛을 좋아하는 중국인 입맛에 맞춘 비압력 IH 밥솥 라인업도 확대한다. 한류 열풍이 거센 베트남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전기밥솥 '트윈프레셔'를 포함해 블렌더, 식기건조기 등 주방가전 품목을 다양하게 넓히는 데 주력한다. 미국에서는 한인 시장 위주 판매를 넘어서 미국 소비자 식생활을 반영한 현지 제품으로 '멀키쿠커' 기능을 강조할 계획이다.

쿠쿠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추격하지만 우리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한다”면서 “시장 선두와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인식이 합쳐지면서 글로벌 고객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를 회복한 휴롬도 올해 해외사업에 거는 기대가 높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 성장했는데, 비중은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올라갔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미국법인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일본법인 등이 대표적 성과다. 2~3년 전부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집중했고 온라인 채널 구축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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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액기 신제품 휴롬 더 이지 그레이.

올해도 온라인·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휴롬 더이지'가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편의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에서도 대박 조짐을 보인다. 실제 유럽, 미국, 일본 등은 지난해 상반기 주문량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판매 모델을 2~3개로 간소화하고 홈쇼핑 채널도 신규 진입한다. 판매가 60~80% 가까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되 현지 대리점을 늘려 온·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한규 휴롬 영업본부 이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성장했는데, 올해도 상반기 기준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성과가 기대된다”면서 “내년을 대비해 온라인에 집중된 판매 채널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고, 제품 라인업 조정과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