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7200만원...건강 민감한 산모속였다
영양제 처방전없이도 가능, 병원 쪽지로 처방전 넘겼다
에프앤디넷, 병원과 매출 나눠 독점계약
애프앤디넷이 산부인과와 자사 건강기능제품이 마치 필수적인 것처럼 산모들에게 쪽지처방을 주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태아의 건강에 민감한 산모들의 특성을 악용한 소비자 오인사례라고 판단,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조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에프앤디넷이 이처럼 산부인과 등 병·의원에 자사 제품명이 기재된 쪽지처방을 제공해 산모 등을 오인시켰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과징금 7200만원을 부과했다.
에프앤디넷은 건강기능식품 전문 유통사업자로서, 병·의원을 주요 유통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닥터 써니디 드롭스, 닥터 맘스 Ⅰ, Ⅱ,Ⅲ'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나 이같은 건강기능식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 개인의 선택에 따라 구입할 수 있다.
당국은 에프앤디넷과 관련 병·의원처럼 처방형태로 환자에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할 경우 환자 또는 소비자는 다른 제품보다 해당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부인과 등을 방문하는 산모 등 소비자는 자신과 태아 건강에 민감한 특성에 따라 의료인이 제시하는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할 개연성이 높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프앤디넷은 2011년 9월경부터 2019년 8월까지 거래 중인 병의원의 의료인으로 하여금 자사 '제품명'이 기재된 쪽지처방을 소비자에게 발행하도록 유도했다.
세부적으로 에프앤디넷은 자사 건강기능식품이 의료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을 추천되도록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아울러 병·의원과 건강기능식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50%수준 판매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해당 병·의원에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매장을 개설하는 독점판매 조항도 포함했다.
또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 또는 소비자들의 동선을 고려, 진료실·주사실 등 주요 동선 별로 자사 '제품명'이 기재된 쪽지처방을 사용하도록 해당 병의원에 요청했다.
'쪽지처방'의 사용을 요청받은 병·의원들은 에프앤디넷이 제공하는 '제품명'이 기재된 쪽지처방을 환자 또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병의원 내 에프앤디넷 건강기능식품 매장으로 안내했다.
이지훈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이번 조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의료인에게 '제품명'이 기재된 '쪽지처방'을 사용, 소비자를 오인시킨 잘못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