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폰 '中 BOE OLED 첫 탑재' 파장 예고

하반기에 'M'시리즈 일부 적용
플렉시블 OLED 7월 양산 계획
中정부 지원속 '파격 가격' 제시
韓디스플레이 수익성 악화 우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BOE의 OLED 패널이 삼성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건 처음이다. 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플렉시블 OLED'가 납품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대 경쟁사 BOE의 패널을 채택,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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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의 갤럭시 M 시리즈 일부 모델에 BOE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디스플레이 규격이 결정되고 드라이버IC, 터치IC 등 관련 부품들도 선정돼 BOE의 플렉시블 OLED 공급은 확정적이다. 오는 7월 양산 일정까지 잡혔다.

플렉시블 OLED는 유연(Flexible) 기판을 적용한 OLED를 뜻한다. 단단한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 소재(폴리이미드)를 사용,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플렉시블 OLED는 OLED 중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가볍고 얇은 데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 화면 양쪽이 휘어진 에지 스마트폰이나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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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블 OLED 구조와 진화 방향.<자료=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플렉시블 OLED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선도하는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OLED 개발에 성공, 2013년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에 처음 상용화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17년 플렉시블 OLED 양산에 성공, 삼성과 LG가 스마트폰 중심의 중소형 OLED 시장을 주도하는 발판이 됐다.

BOE도 플렉시블 OLED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플렉시블 OLED의 기술 수준이 고난도여서 공격적인 투자에도 수율, 품질 등의 문제를 겪었다. BOE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OLED 사업을 전개했다. 자국 기업과의 공조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차질을 빚었다. 대안이 필요하던 BOE는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간 3억대를 만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최대 고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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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 시장 점유율 추이.<자료=옴디아>

BOE의 삼성 플렉시블 OLED 공급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저가 스마트폰 M 시리즈의 일부 모델에 국한되지만 BOE가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기술력, 품질, 가격 등에서 삼성의 눈높이를 맞춘 셈이어서 앞으로 삼성전자와의 거래 확대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BOE와의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위기 신호다. 그동안 삼성 스마트폰에 쓰이는 플렉시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제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놓고 BOE와 경쟁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력, 품질, 양산능력 등에서 모두 앞서 있지만 BOE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거래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권에는 들지 않지만 BOE가 삼성전자를 발판으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경우 애플,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스마트폰 고객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특히 BOE는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과 출하량에서 이미 LG디스플레이보다 앞서 있어 LG디스플레이에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가 삼성전자 공급을 성사시키기 위해 플렉시블 OLED임에도 리지드 OLED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처음이 저가 모델일 뿐 앞으로 공급 대상과 물량을 확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BOE는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에도 패널 공급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향후 제품 및 부품 공급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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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사진=BOE 홈페이지>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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