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 디지털 전환,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최근 열린 미래산업포럼에서 이창한 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세계 시장은 대변혁기에 있다”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규제 개혁 등 3대 이슈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 친환경 공정가스 연구개발(R&D) 추진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대표 품목이다.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다. 만약 반도체가 없었다면 국내 제조업이 이처럼 빨리 기반을 닦고 성장할 수 있었을지가 의문이다. 그만큼 '반도체는 곧 대한민국'이라 말할 정도로 반도체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따져보면 역사는 불과 20년 안팎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세계시장을 주도하던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 NEC가 세계 메모리 절대 강자인 미국 텍사스인트루먼츠(TI)를 꺾고 점유율 1위에 오른 때가 1986년이다. 이어 반도체 10대 기업 가운데 NEC, 도시바, 히타치(이상 1~3위), 후지쓰(6위), 미쓰비시(9위) 등 일본 기업 5개사가 이름을 올리며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위상은 오래 가지 못했다. 1993년 미국에 다시 1위를 빼앗겼고, 신예 삼성에 D램 분야 1위 자리를 내줬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 실패가 컸다. 기반 산업인 반도체는 방심하는 순간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전략 품목이어서 기업 경쟁력만으론 부족하다. 정부가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최근 중국까지 민·관이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강자 반열에 올랐다. 대한상의 포럼에서 나온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지금 반도체가 잘나간다고 해서 샴페인을 터뜨리다가 언제 변방으로 밀려날지 모른다. 미리 대비해야 한다. 더욱이 지금은 과거와 달리 전선이 넓어졌다. 기술만으로 초격차를 이룰 수 없다. 포럼에서 지적한 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규제 완화 등 모두 정부의 지대한 관심과 강력한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일본 반도체 신화의 몰락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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