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용 줄이고 내부 자원 효율성 높여
후면 커버 등 외주 전문업체에 생산 맡겨
기판 등 핵심부품은 국내업체와 거래
ODM과 달리 협력업체 영향 최소화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에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을 적용하는 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고 급변하는 시장 구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 제고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JDM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외주 생산으로 개발과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정 분야 전문성 있는 외부 역량을 부분적으로 활용, 내부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궁극적으로 소비자 접근을 높이고, 이익도 늘리려는 의도다.
JDM 방식은 시장에 조기 대응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아울러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과 달리 협력업체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심화되는 5G폰 가격 경쟁
삼성전자는 글로벌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부응, 지난해부터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하지만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가 20만원대 5G 스마트폰을 예상보다 빠르게 내놓으며 엔트리(초저가)급 시장에서 새로운 대응 방안이 필요했다.
중국 제조사가 5G 스마트폰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 ODM 전면 채택이 손꼽힌다.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대규모 제조 설비를 갖춘 외주생산 전문업체에 제품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위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ODM으로 신제품 1종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일반 자체 생산 모델 대비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롱텀에벌루션(LTE) 모델 역시 같은 양상으로 시장 구도가 고착됐다. 삼성전자도 2019년부터 ODM을 일부 개선한 형태인 JDM을 도입, 인도와 동남아 등을 위한 저가 모델 생산에 활용했고 올해는 5G 스마트폰으로 확대·적용한 것이다.
◇카메라 등은 국산 부품 채택
삼성전자가 올해 생산하는 스마트폰 가운데 JDM 물량은 약 5000만대, 전체 20% 정도로 추산된다. 갤럭시A와 M 시리즈 최하위급 모델로, 출고가격은 대부분 10만~20만원대다.
중국 화친과 윙텍 등 외주생산 전문업체가 생산한다. 후면 커버를 비롯해 부품 상당수가 외주업체 자체 공급망을 통해 조달된다.
다만, 카메라 모듈과 기판 등 핵심 부품은 삼성전자가 중개한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품 선정과 품질관리에 삼성전자가 관여하는 JDM 방식 특징이다.
저가 모델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며 안정적 공급 역량과 기술력이 입증된 국산 부품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JDM 적용 모델 확대…비중은 유지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A22 5G를 시작으로 다양한 5G 모델에 JDM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움직임이나 글로벌 시장 수요에 맞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특화형 모델이나 저가 파생형 모델 등이 JDM 대상 후보군이다.
다만,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에서 JDM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와 비슷한 20%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때 전체 30~40%까지 JDM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품질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다.
합작개발생산(JDM) VS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