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회사들이 제판분리(제조·판매채널 분리) 관련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나서 일방적인 이직 강요 등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은 이미 3일 만에 참여인원만 5000여명을 넘어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수십 년 일했는데 강제이직 웬 말이냐! 보험설계사에 대한 일방적 수수료 삭감, 이직 강요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지난 19일 게시됐다.
청원인 A씨는 “회사의 자랑스러운 FP(설계사)로 부끄럽지 않고 싶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언제부턴가 이상하다. 좋은 것이라면서 사인하라니까 했던 것이, 알고 보니 안좋은 것이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회사는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금을 주고 이익잉여금은 쌓여 있다”면서 “자산 150조원 달성, 그런데 거대한 회사가 6500억원으로 딴 살림을 내려 한다. 설계사를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으로 분리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원인 A씨는 회사 측이 정규직 노조와 협상을 하면서도 설계사에게는 아무런 협의 없이 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회사는 영업조직을 자회사형 GA로 분리하면서 정규직 노조와 협상을 하고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설계사와는 아무런 대화도 없이 이직을 강요한다”면서 “설명회에서는 이런저런 말로 조건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정작 문서로 제시하는 것은 없고 말만 무성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방적인 이직 강요를 중단하고, 설계사와 대화를 바란다. 또 말이 아닌 문서로 회사의 약속을 보여달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정부가 나서서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설계사들을 위해 회사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간청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을 올해 4월 출범하기로 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총자본 6500억원 규모로, 설립이 확정되면 약 540여개의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2만명 FP를 보유한 판매전문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