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근로자에 산재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그는 작업장 위험요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뒤늦게 수습했다.
22일 한영석 대표는 국회 환노위 산재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해 “(재해) 사고 유형을 보니 실질적으로 작업자 행동에 의해 많이 발생했다”면서 “(작업장의) 불완전 상태는 안전 시설 투자로 바꿀 수 있지만, (작업자들의) 불완전한 행동은 (바꾸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업장에는 3만명이 작업하고 있고, 표준 작업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아직 불완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히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이 “현대중공업이 최근 5년간 산업재해신청 현황 1위이고, 작년 신청건수만 653건으로 2016년 대비 2.2배 이상 늘었다. 최근 1년에만 중대재해 사고로 무려 다섯차례 특별관리가 진행됐는데 전혀 개선된 부분이 없다”는 지적하자 이같이 대답한 것이다.
즉각 여당에선 한 대표가 근로자들에게 산재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업자들이 (표준작업지도서 등을) 잘 지키지 않아서 (산업재해가 발생했다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냐”면서 “이런 식이라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은 더욱 날을 세웠다. 그는 “(작업자들의) 불완전한 행동만으로 산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시설 장비와 불완전한 행동, 관리·감독 등 세 가지가 다 망가졌을 때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이전 추락사의 경우 이를 막는 안전시설만 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노동자의 불완전 행동만을 (산재 원인으로) 보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지적에 한영석 대표는 오해라고 수습했다. 그는 “불완전한 작업이라는 것은 비정형화돼 있는 작업이라는 의미”라면서 “작업장이 상당히 비정형화돼 있는데, 관리할 때 비합리적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험요인을 없애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