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2000억 손실

보험회사들이 저금리 기조와 업황부진 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해외 부동산·항공기 투자 펀드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도 있어 투자금 손실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해외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36개 보험회사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70조4000억원으로 총자산(1087조원)의 6.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이들이 해외 대체투자 이자·배당수익으로 거둬들인 이익만 2조원에 달했다.

해외 대체투자는 주로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매수 등 간접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임대·매매 등으로 수익을 거두는 부동산 관련 투자 24조1000억원(34.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회간접자본(SOC) 20조원(28.4%), 기업 인수·구조조정 관련 투자 9조3000억원(13.2%) 등 순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해외여행, 관광, 숙박 등 서비스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부동산 관련 수익성이 악화일로다. 실제 지난해 1~9월 중 보험사들은 해외 부동산·항공기 투자 펀드 가치 하락으로 보험사들이 일부 자산에서 1944억원 손실을 입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이 같은 손실이 악화할 우려가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차주 부도, 공사지연·중단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만 27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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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와 만기연장, 임대료 감액 등 투자조건 조정으로 부동산 6032억원, SOC 2821억원, 항공·선박 1154억원 등 당초 기대수익 대비 수익성이 악화할 자산도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조건 조정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이 큰 오피스와 상가, 호텔 등 부동산 관련 투자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해외 대체투자 자산 손실 발생과 이에 따른 보험회사 건전성 영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 대체투자에 중점을 둔 '보험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시행하고,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체투자 건전성 평가·점검 및 취약회사에 대한 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투자조건을 조정해 향후 자산 가치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조건이 조정되다 보니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이 자금운용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동일 투자에 대한 보험회사별 건전성 분류와 손실 인식차이 등을 점검하고 부실징후 등을 고려한 유가증권 건전성 평가 등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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