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오희근 콘티넨탈코리아 대표 "자동차 '모빌리티' 기회로…미래차 기술 앞서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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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중심의 제조업에서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급변하고 있다.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은 콘티넨탈은 자동차와 기계·교통·수송을 위한 안전하고 효율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 기술 기업이다. 현재 59개국에 진출해 23만3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은 미래 기술 혁신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로 기존 전장부품 기업 외에도 많은 전자·IT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분야다. 독일에 뿌리를 둔 전장부품 업계 전통 강자 콘티넨탈은 150년 동안 쌓아온 역량을 기반으로 신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민첩성과 체계적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미래차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콘티넨탈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오희근 콘티넨탈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와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처해진 경영 환경이 만만치 않지만, 오 대표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긍정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콘티넨탈코리아 판교 오피스에서 오 대표를 만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시장를 이끌 기술적 화두에 대한 의견과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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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와 홍기범 전자신문 전자자동차부장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대담=홍기범 전자자동차부장

-콘티넨탈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성과를 꼽는다면.

▲작년 초 콘티넨탈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이후 사내외 여러 도전 과제와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마주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 경제와 자동차 시장의 위축으로 처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완성차 업계는 생산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다행인 점은 자동차 내수 시장이 연간 16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하며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콘티넨탈코리아도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대표로서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이 발생해도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기술적 화두는 무엇이 될 것으로 보는가.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 경제 위축으로 자동차 시장 역시 쉽지 않은 해가 될 전망이다. 산업 전반 위기 속에서 자동차 생산량 역시 감소 추세다. 그럼에도 자동차 산업 혁신은 활발히 지속되고 있다.

모빌리티의 미래는 차량 구동 시스템에 관계없이 높은 수준의 연결성과 안전성, 편의성에 달려있다. 하드웨어(HW)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앞으로 차량 내 소프트웨어(SW)가 점점 더 큰 차이를 만들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로 차량 복잡성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새로운 SW 아키텍처 개발이 업계 화두다. 현재 아키텍처로는 미래의 모빌리티 개념을 실현하기 어렵다.

콘티넨탈은 이런 시장 요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작년 초부터 독보적 고성능컴퓨터(HP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첨단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SW와 네트워크 기술을 비롯한 시스템 아키텍처 관련 핵심 역량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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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SW기업들도 전장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래 자동차에 가장 중요한 것은 SW다. SW를 잘 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다. 테슬라를 보면 새로운 자동차 아키텍처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SW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특화한 기업이 시장에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다.

콘티넨탈도 자동차 시장 변혁을 선도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적 초석을 다지고 있다. 먼저 영업 성과를 강화하는 것이다. 비용 구조를 조정하고 생산력을 강화하기 위해 트랜스포메이션 2019~2029 조직 재편 프로그램을 2019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 구조를 글로벌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고, 콘티넨탈 공장 내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높여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두 번째로 포트폴리오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SW, 고성능 컴퓨터를 갖춘 새로운 차량 아키텍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콘티넨탈은 2만명 이상의 SW와 IT 전문가를 보유한 기술 및 SW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변화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한다. 콘티넨탈은 작년 말 지속가능성 로드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구축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100% 탄소 중립성, 100% 무배기가스 모빌리티, 100% 순환 경제, 100% 책임 있는 가치사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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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 트렌드에 대한 생각은.

▲콘티넨탈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고, 배출가스 없는 기술을 만들어내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수 년내 탄소 배출 저감을 실현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탄소 배출 저감은 자동차나 부품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필수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른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본다. 일본에 거주할 당시 가장 자율주행이 적합하다는 느낀 부분은 자동 주차였다. 일본은 지정 주차가 일상화 돼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빈공간을 찾아 주차해야 해 적합하지 않다. 이런 시장 특성에 맞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자율주행은 아직 표준화가 안돼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도로에서 예상치 못한 공사 구간을 마주한다면 차량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통신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동차 회사나 부품사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도로공사 등이 이에 대한 법령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콘티넨탈은 전장부품부터 SW, 타이어까지 모든 자동차 부품을 만든다. 한국법인의 역할은.

▲콘티넨탈은 구동과 자율주행·안전, 차량 네트워킹·정보 등과 관련한 부품에서 타이어까지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 30년간 국내 자동차 산업과 동반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진출 30년간 콘티넨탈은 국내 자동차 업계 고객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우수한 인재 고용 확대, R&D 전문인력 양성 등 지역 인재 역량을 강화해왔다. 우수한 근무 환경 제공으로 2002년부터 18년 연속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됐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실현한 점도 주요 성과라 볼 수 있다.

한국법인은 현재 총 5곳의 생산 플랜트와 7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천과 세종 플랜트는 전 세계 콘티넨탈 사업장에서 항상 1, 2위를 차지하는 뛰어난 생산력으로 우수함을 입증하고 있다. 다른 국가 콘티넨탈 공장들이 벤치마킹하는 사업장이기도 하다.

-국내 연구개발(R&D) 인력이 얼마나 되는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이천과 세종, 판교, 서울, 천안, 전주 등 7개 사업장에서 2200여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R&D 인력만 700명 이상이다. 국내 시장과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기술 혁신, 마케팅, R&D, 구매와 생산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가치 사슬을 현지화하고 있다.

콘티넨탈코리아도 R&D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가장 얇은(3.4mm) 카드 키 애플리케이션(앱)을 국내에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2년부터 파워트레인 가격 효율성 향상을 위해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통합 제어하는 PCU 부품을 선보이는 등 국내 기술 혁신 성과도 꾸준히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프리미엄 모델들에 콘티넨탈의 다양한 최신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다. 인테리어 카메라가 장착된 3D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차량 내 최고 수준 3D 기술을 제공하고, 차원이 다른 편안함과 안전성을 구현하는 첨단 기술이다. 3D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고객의 운전 경험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맞춤형 설계로 고객사가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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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콘티넨탈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의 특징과 성장 가능성은.

▲전 세계적으로 업계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 자동차 제조 기업들은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 기술과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어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콘티넨탈 입장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막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완성차 업체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앞으로 한국은 콘티넨탈 미래 성장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수 차례 선정됐다. 대표로서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나.

▲배우고 소통해야 한다. 항상 학습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데 예전 지식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다양성과 학습에 무게를 두고 실천하려고 한다. 콘티넨탈은 작년 8개월간 다양한 주제로 임직원 대상 사내 교육 캠페인 콘티넨탈코리아 러닝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작년 10월에는 2020 KWE 콘퍼런스를 열어 여성 임직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사내 네트워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직원 순환 재택근무를 도입, 업무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콘티넨탈이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려면 최고의 인재들을 확보하고 이들이 혁신을 창출해낼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수한 인재들이 찾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같은 맥락에서 국내 대학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사업 계획은.

▲올해도 고객을 위한 신기술 로드맵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변동성 많은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수주해 올해를 성장의 발판으로 만드는 한 해로 만들겠다.

국내 SW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집중하겠다. 우수한 생산과 R&D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전통 제조업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 한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네이버와 협업, 웹 기반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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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근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오희근 콘티넨탈코리아 대표는

작년 1월 1일부터 세계적 기술 기업 콘티넨탈 한국법인 콘티넨탈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영업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콘티넨탈 오토모티브코리아,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자동차 기술 업계에서 30년 이상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 경영인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내연기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기계항공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7년 대우자동차를 시작으로 자동차 업계와 연을 맺은 후 ITT 오토모티브 코리아, 얼라이드시그널 코리아 등을 거쳐 1997년 콘티넨탈에 합류했다.

2006년부터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코퍼레이션 코리아 대표를 맡아 경영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했다. 2017년부터는 콘티넨탈 안전제어&센서 사업부에서 한국과 일본 사업을 총괄했다.


정리=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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