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임기 3년 동안 발생한 잇단 산업재해와 관련해 사죄했다. 국회는 대부분 사고가 하청업체에서 발생했다며 특단의 조치를 주문했다.
22일 최정우 회장은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산재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산업재해로)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굉장히 죄송하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국회는 여·야 상관없이 포스코를 집중 질타했다. 포문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그는 “포스코 (관련 기사) 헤드라인을 보면 '포스코는 왜 죽음의 일터가 됐나' '포스코건설 사망 최다' 등”이라면서 “증인은 '안전이 경영활동 최우선이다' '6대 중점 안전관리 즉시시행' 등을 보도자료로 내셨는데, 산재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중대재해로 부과 받은 과태료는 10억9000만원”이라면서 “재해 발생 시 '과태료 내면 그만이다'는 인식이 있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증인은 안전 보건 종합대책으로 지난 3년간 1조1050억원을 집행한다 했는데, 사고예방 효과가 있었느냐”면서 “포스코 노동자들과 국민들의 분노를 보면 증인의 (임기) 3년은 실패한 3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이 산재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철회한 점을 문제 삼았다. 임 의원은 “기업 대표는 그 기업의 얼굴이고, 그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최 회장이) 지난 16일 (산재 관련) 대국민 사과한 후 허리 염좌 및 긴장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재 사망자 가운데 하청업체 직원 비중이 높은 점을 집중 캐물었다. 그는 “지난 5년 간 포스코에서 죽은 사망자 수는 44명이고, 40대 이하가 44.1%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특히 이 중 91%는 하청 노동자로, 하청 노동자들만 죽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제철소에선 13명이 죽었는데, 처벌은 고작 벌금 2500만으로 노동자 한 명당 생명이 채 200만원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지난 8일 사망사고 현장에 가 대국민 사과하셨는데 유가족을 만난 적도 조문간 적도 없는 것을 보면 이것은 '대국민 생쇼'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가지 (지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지난 3년간 1조원을 투자해 (노후 설비 등을) 다 고쳐오고 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해 노후 안전시설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안전시설이 개보수되면 산업재해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의원은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