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잇따른 차량 화재로 문제가 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했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제작된 7만7000대가 대상이다. 교체 비용만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배터리 제작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비용 분담 등 조율 과정이 남아 있지만 교체 방침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정에 따른 행정적 대응 수준을 넘어선 조치다. 소비자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전기차 시대의 선도적 이미지를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을 보면서 1995년 3월 9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애니콜 화형식'이 연상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2000여명의 임직원이 보는 앞에서 '품질은 나의 인격이요, 자존심'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당시 150억원어치에 이르는 불량 휴대폰 등을 불태웠다.
당시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그날의 상징적인 조치는 11.8%까지 치솟은 제품 불량률을 잡았고, 30% 수준이던 국내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4개월 뒤 50%까지 끌어올렸다. 결국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휴대폰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의 진심이 내부 임직원을 각성시킨 것은 물론 소비자와 시장까지 움직인 것이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도 삼성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30~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물론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공략도 가세,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전용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격적 경쟁의 출발점에 섰다.
이런 시점에 결함을 인정, 전량 시스템 교체를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달라진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조치가 고객과 시장의 신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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