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신 닛산?...애플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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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이 '애플카' 협력에 관심을 표명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실적 발표회에서 애플카 협력 관련 질문에 "우리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추구해야 한다"며 "파트너십을 통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회사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제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순 없지만, 닛산이 애플카 프로젝트에 "기꺼이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스마트카르마 리서치 미오 카토 연구원은 닛산 미국 공장의 생산 능력을 언급하며 "(닛산은) 애플과 진지하게 논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라고 말했다.
 
마코토 CEO 발언은 최근 애플이 다수의 일본 자동차 회사와 접촉 중이라는 현지 보도 직후 언급돼 주목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애플은 "일본 내 6개 기업"과 전기차 생산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자율주행 등 '기술'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된 만큼 기존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진 상황을 지적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애플과 같은 대형 기술 기업과의 협업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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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NN은 애플이 대형 완성차 기업이 아닌 '다소 규모가 작은 기업' 또는 '계약 제조업체'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업체 혹은 하청 업체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기존 기업들은 애플과의 협업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결정권은 애플에 넘겨주고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본질적인 문제를 기존 완성차 기업과 애플이 각자 주도권을 쥐는 것이 익숙한 상황에서 찾았다. 애플은 '보스' 역할에 익숙하다. 조립만 하청업체에 맡긴 채 마케팅부터, 제품, 브랜드 전체를 주도한다. 양측이 모두 주인인 상황에서 협력은 어렵다.
 
대형 자동차 기업들은 자체 자율주행 운영체제를 개발해 테슬라 등 테크기업과 경쟁하려 한다. 애플과의 협업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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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사진=트위터/@theapplehub

'애플카' 소문은 지난 몇 주 동안 가속화됐다.
 
애플과 협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현대·기아차는 지난 8일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 협의가 완전히 종료됐다고 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공시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로 한정한 만큼 전기차 협력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와 애플은 각각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전기차는 현대차, 자율주행은 애플이 맡아 협력이 진행될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는 해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