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업종은 반도체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데이터 저장과 분석이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율차를 포함한 새로운 산업과 기기에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가 대거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런 수요 증가 속에 위탁생산에 해당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흥망에 따라 개별 기업 주가는 물론 우리나라 수출 전체 실적까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단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에선 글로벌 강자다. 반도체에서 글로벌 우위를 꾸준히 이어 가기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의 격상이 필수다. 우리나라가 시스템반도체를 키워 메모리반도체와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 명실상부 반도체 산업 '절대 강자'가 될 것이다.
1일 정부는 'K-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육성 방안을 내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유망 품목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쟁국을 압도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제2의 D램 신화를 쓰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책 방향은 옳다. 정부가 마중물을 넣고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 이어 민간 기업이 투자를 늘려서 우수한 기술을 확보,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야 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기술력 우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 유망 분야인 전력 반도체와 센서,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세계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대기업의 공격적 투자는 우리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의 레벨 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대기업 외에 중소 팹리스 창업과 성장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시스템반도체 특성에 대응하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강소기업이 등장해야 한다.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벤처기업의 도전을 늘릴 다양한 정책 방안이 더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선 후발 주자다. 단기간 내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꾸준히 투자하고 부침 없는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