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새해 첫 경영전략회의에 빅테크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를 강연자로 초빙했다. 출범 3년 만에 국내 4대 은행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며 가파르게 성장한 카카오뱅크의 성장 비결을 직접 듣고 디지털 혁신 중요성을 전사에 공유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혁신을 실행하려면 고정관념은 깨고 경쟁사 강점을 배우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권광석 행장의 강력한 혁신의지가 반영됐다.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특별 강연자로 초빙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소수 임원과 시상자 일부만 참석하고 사내방송과 자체 미디어플랫폼 등 비대면으로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 출범을 기획하고 성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두 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출발해 출범 3년 만에 국내 4대 은행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며 미래 성장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기업공개(IPO)로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초기 출범을 기획하고 현재 성장에 이르기까지 실행한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카카오 특유의 쉽고 빠른 서비스 DNA를 바탕으로 평소 금융고객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살피고 이를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에 반영하는 등 디지털 기술로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디지털 기반으로 새롭게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한 것도 혁신 요인으로 꼽는 등 기존 전통은행과 카카오뱅크의 전혀 다른 성장 스토리를 공유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를 '혁신 D.N.A'로 꼽았다. 3대 경영 추진방향인 디지털 혁신(Digital), 지속가능 성장(Net), 수익기반 확대(Action)를 뜻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전사적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로 정했다”며 “122년 위기 극복 DNA에 '혁신 D.N.A'를 더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디지털 사고방식(Digital Mindset)을 갖춰 혁신 가속도를 더욱 높이자”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