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 통폐합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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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지방대학일수록 경쟁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대학 10곳 가운데 8곳의 경쟁률이 3대1을 넘지 못해 미달 공산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복 합격한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 나가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 3대1 미만은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 것이다. 종로학원 하늘교육이 전국 206개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3.6대1로 나타났다. 2019학년도 5.2대1, 2020학년도 4.6대1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역대학 정시경쟁률은 2.7대1에 불과했다. 종로학원 측은 지역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3대1 미만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망하는 순서와 벚꽃 피는 순서가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화됐다. 대학이 무너졌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대학 붕괴의 가장 큰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다. 인구성장률이 정체에 이어 역신장하면서 덩달아 수험생도 갈수록 줄고 있다. 지방대학은 장학금 혜택과 같은 여러 유인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달라진 교육 풍토도 한몫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이 대세를 이루면서 의지만 있다면 교육 공간이 무의미해졌다. 과거처럼 졸업장을 위해 대학을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바뀌고 있다.

대학 위기는 결국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말해 준다. 대학은 넘쳐나는 데 정작 학생은 준다는 점이 문제의 근본이다. 방법은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대학별로 통폐합을 유도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대학은 퇴출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 줘야 한다. 정부 재정 지원에서 등록금 인상, 해외유학생 유치 등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인구 감소 추세로 볼 때 대학 붕괴는 더욱 가속될 가능성이 짙다. 과감한 구조조정은 시의성이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고통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대학은 얽히고설킨 사학법으로 사실상 퇴출이 막힌 상황이다. 교육부의 입김도 지나치게 강하다. 이제는 대학 붕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루빨리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전체 대학 생태계가 병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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