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2020 실적 분석
2조3243억 급증...전년比 54.8% ↑
하반기에만 5조원 이상 투자금 몰려
민간 4.3조 금융권 출자 크게 늘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가 신규 결성됐다.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6조5676억원 규모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출범을 비롯해 금융권 등 민간 부문의 출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대형 펀드 결성이 늘고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주체가 등장한 것도 주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도 벤처펀드 결성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이 6조5676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 대비 54.8%, 2조3243억원이 증가했다. 처음으로 전체 펀드 결성 금액이 6조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던 2018년의 4조847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벤처펀드는 하반기에 집중됐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2000억원 투입을 비롯해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소재·부품·장비펀드 등이 8월부터 결성되면서 급증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3분기 1조6875억원, 4분기 3조6946억원이 결성됐다. 2019년 전체 결성 금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벤처펀드가 하반기에 몰렸다.
지난해에도 벤처펀드 출자는 정책금융 영역이 주도했다.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2조2465억원을 출자했다. 전년 대비 60.5% 증가했다.
민간 부문 역시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민간 출자 규모는 4조3211억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연금·공제회를 중심으로 은행 등 금융권의 출자가 크게 늘었다. 연금·공제회는 2.3배, 은행권이 1.8배, 보험업계가 1.6배 출자를 늘렸다.
다만 개인과 외국인의 출자는 감소했다. 개인의 출자액 감소는 사모펀드 논란 등으로 증권사를 통한 특정금전신탁의 비중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태펀드가 출자하지 않은 벤처펀드도 늘었다. 규모는 3조3356억원으로 전체 벤처펀드 가운데 50.8%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 전체 결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포인트(P) 증가했다.
벤처펀드 대형화 경향도 뚜렷히 나타난다. 지난해 결성된 1000억원 이상 벤처펀드는 15개에 이른다. 신규 결성 벤처펀드 206개 가운데 7.3%를 차지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4669억원 규모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을 결성을 비롯해 '한국투자 바이오 글로벌 펀드'(3420억원) 'LB넥스트유니콘펀드'(3106억원) 등 3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벤처펀드도 3개나 탄생했다.
벤처펀드 결성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벤처투자촉진법 시행에 따라 액셀러레이터도 벤처펀드 결성이 가능해지면서 액셀러레이터가 운용하는 펀드도 11개가 새로 탄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벤처투자시장 역시 신규 펀드 결성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펀드 대형화 추세에 따라 민간 영역의 출자가 크게 확대되고, 액셀러레이터까지 초기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펀드 결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뉴딜펀드 등 신규 투입되는 정책형 펀드 상당수가 사모투자나 인프라 투자에 투입될 수 있어서 벤처펀드 출자 여력은 다소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모태펀드 비중이 줄면서도 다른 민간, 정책기관의 출자를 대규모로 이끌내며 투자 여력을 확충한 것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움츠렸던 벤처투자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주역이 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고 도약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