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골든타임' 살려라...방학 중 콘텐츠·시설 보완 총력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이번 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학교와 교사들은 새학기 원격수업 준비에 들어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갑작스런 온라인 수업으로 디지털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루는 데에는 다소 익숙해졌지만 교육 콘텐츠는 다시 손봐야 한다. 원격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학교 인프라 점검도 요구된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수업 시수를 채우기 위해 예년보다 3~4주 늦은 이번 주부터 방학을 시작했다. 일부 학교는 봄방학을 하지 않고 1월 중순까지 수업을 진행한 후 새학기까지 길게 방학기간을 운영한다.

교사들은 당장 새학기 콘텐츠가 걱정이다. 지난해 2학기부터는 다소 안정됐지만 처음 시작하는 원격수업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었다. EBS나 e학습터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다 쓴 학교가 대부분이다.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실시간 양방향 수업 요구도 높아진 만큼 교사들이 그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교육 과정 점검을 통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반드시 대면 수업으로 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겨울방학이 됐지만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학원도 다니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사들의 지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터여서 방학에도 학생·학부모들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내내 콘텐츠를 공유해 온 선진 교사는 겨울방학용 콘텐츠 제작을 서둘렀다. 학교가자닷컴에는 교사들이 겨울방학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리고 있다. 학생들이 집에서도 독서하는 등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교사들이 이를 잘 지도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공유했다.

초등학교는 교사들의 학년 배정도 고민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내년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올해 쌓은 노하우를 살릴 수 있도록 교사들이 같은 학년 담임을 그대로 이어 가도록 했다. 지난해 1학년을 맡은 교사가 다시 1학년을 맡도록 하는 식이다. 교사로서는 승진을 위한 점수 문제가 있어 학년 배정에 민감하지만 원격수업 안정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다.

반대로 교원들의 이동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지역의 한 교사는 “예년 같으면 학교를 옮길 수 있는 시점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인수인계도 만만치 않을 거 같아 이동도 여의치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학교는 새학기의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네트워크 장비와 인프라 점검에 착수했다. 올해는 전국 모든 교실에 무선 공유기(AP)를 구축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지난해 하반기 시·도 교육청별로 입찰을 마무리, 공사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방학 기간에 학내 인프라를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 당국이 학내 네트워크 인프라가 노후화된 경우 개선을 신청하도록 했지만 학교 내부로는 네트워크나 장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문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전문가 전수 점검을 실시,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 관계자는 “국공립학교는 교사 순환 배치로 전산이나 정보를 담당하는 교사조차 시스템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전문가들의 종합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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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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