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소띠 CEO', 황소 경영으로 위기 극복

GS리테일 허연수·GS 김호성
현대홈쇼핑 임대규·AK플라자 김재천
포스트 코로나 시대 新경영전략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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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김호성 GS홈쇼핑 대표,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 김재천 AK플라자 대표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를 맞아 유통업계 소띠 전문경영인(CEO)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유통 산업의 활로를 찾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았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소띠 CEO는 1961년생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GS리테일은 오는 7월 GS홈쇼핑과 합병해 초대형 유통기업 출범을 앞두고 있다. GS그룹은 유통사 통합을 통해 단순 물리적 결합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허 부회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합병을 매끄럽게 마무리 짓고 두 회사가 지닌 정보통신(IT) 인프라와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GS리테일은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을 발판으로 현재 15조원 규모의 연간 취급액을 2025년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오프라인 사업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실질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빠르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허 부회장과 함께 합병 작업을 수행할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역시 1961년생 동갑내기다. 김 대표는 온라인 채널 강화와 함께 피합병 법인에 대한 내부 불안을 달래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올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유통가 수장 중에도 소띠 CEO가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1961년생이다. 현대홈쇼핑이 6년 만에 대표 교체로 변화를 준만큼 취임 첫 해 임 대표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전임자인 강찬석 대표를 뒤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라이브커머스 진출로 TV홈쇼핑 시장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스타트업 디밀에 120억원 전략적 투자와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에 입점하며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섰다. 올해 현대홈쇼핑은 방송 상품 중심의 전문몰 구축과 미디어커머스 강화, 패션·뷰티 전문몰 론칭,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백화점 중에서는 AK플라자를 새롭게 이끌게 된 김재천 대표가 1973년생 소띠 CEO다. AK홀딩스 인사팀장, 제주항공 경영본부장을 거친 인사 전문가로, 오프라인 유통 위기 속에 AK플라자 사업 정상화는 물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AK플라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반토막 났고, 당기순손실은 335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현장 직원과 수평적 수통에 능하고 제주항공에서 혁신 사업모델을 키워낸 김 대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AK플라자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혁신을 이뤄낼 것을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에 따라 사업 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유통가 소띠 CEO 역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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