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기술 활용 정확도·신속성 높인 알약계수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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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윤약국이 개발한 알약계수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약을 계수하는 모습. (사진=만수윤약국)

국내 한 약국에서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정제(알약) 계수기를 직접 개발했다. 미국특허를 취득하면 유사 기술로는 미국 두 회사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특허를 보유하게 된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만수윤약국은 실시간 정제계수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조만간 약국에 현장 배치해 검증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한국의 약국 조제방식은 일본식 파우치 포장을 기본으로 한다. 투명한 봉지에 아침·점심·저녁으로 포장되는 형태다. 이와 더불어 미국식 소분 포장도 함께 이뤄진다. 벌크 약통에서 분량만큼 새로운 통에 덜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만수윤약국 관계자는 “계수 조제 처방이 들어오면 약사들은 긴장을 하게 된다”면서 “실리콘 장갑을 끼고 알약을 손으로 세고 두 번 이상 검수한 뒤에 환자에게 제공하는데 이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돼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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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윤약국이 개발한 알약계수기 제품. 조만간 약국에 배치돼 현장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만수윤약국)

국내에도 재래식 정제 계수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계수를 위해서는 알약 모양에 맞는 전용 카세트에 담아 계수기에 물려주고 카세트를 교체해가면서 계수를 해야 한다. 약국에서 취급하는 조제 약품이 최소 수백개에서 수천개에 이르는데다 전용 카세트를 구비해야하기 때문에 조제실에서는 기존 계수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만수윤약국이 개발한 정제 계수기는 비전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영상을 분석해 개수를 세준다. 비전 방식이 주는 편리함은 신속하고 정확한 계수 속도다. 재래식 제품의 경우 분당 120정 정도를 계수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알약을 트레이에 올리는 순간 개수를 파악해준다. 약사는 약을 붓고 숫자를 읽으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또 반 알을 헤아릴 수 없었던 기존 제품과 달리 반 알과 4분의 1정까지도 계수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정지된 마지막 프레임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프레임도 분석해 계수값이 동일한지 파악하는 이중 검수 기능도 포함됐다. 알약이 너무 붙어 판단이 어려울 경우 스스로 진동추를 작동시켜 붙은 알약을 흩어주는 기능도 포함했다.

계수된 데이터를 저장해 혹시 벌어질 수 있는 약화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또 함께 제공되는 바코드 시스템을 통해 약국이 보유한 약품의 실시간 재고 관리가 가능하고 약품의 위치와 유효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약국 관계자는 “비슷한 수준의 제품은 미국과 캐나다에만 판매되는데 기술이전이나 정식 유통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직접 개발에 나선 결과 한국형 계수 엔진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양산을 위해 헬스케어 기업과 접촉하고 있으며 가격 역시 한국 실정에 맞게 현실화해 경쟁사 제품 대비 절반 정도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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