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10년 만에 내수 '3위' 탈환한다

11월까지 8만7929대 판매 14.4% 증가
현대·기아 이어 '3위' 4·5위와 격차 커
세단 모델 정리…XM3·QM6 등 전면에
인기차종 집중해 생산효율성도 높아져

르노삼성차가 10년 만에 쌍용차와 한국지엠을 제치고 내수 3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르노삼성차 내수 누적 판매 실적은 8만792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하며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3위 자리에 지키고 있다. 같은 기간 쌍용차(7만9439대), 한국지엠(7만3695대)과 격차가 커 남은 한 달 판매량을 고려해도 3위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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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XM3.

르노삼성차 내수 3위 탈환은 2010년 15만5697대 달성 이후 10년 만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수년간 부족한 제품 라인업과 노후화 영향으로 판매 감소세가 계속됐다. 2018년 9만369대로 내수 10만대 벽이 무너진 후 지난해에는 8만6859대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판매 실적 상승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도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부터 세단 라인업을 과감히 단종하고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면서 판매가 살아났다. SM3와 SM5, SM7까지 SM6를 제외한 모든 세단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단종한 데 이어 올해 XM3, 캡처, QM6 신형 모델을 연달아 투입해 SUV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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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QM6.

올해 초 처음 선보인 XM3는 르노삼성차 3위 등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XM3는 소형 SUV와 디자인 차별화를 이룬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표방하며 올해 들어 11월까지 3만1936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차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QM6(4만2058대)와 함께 쌍끌이 전략으로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생산 효율성도 높아졌다. 부산공장 한 곳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만드는 르노삼성차 특성상 잘 팔리는 차종에 생산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르노삼성차가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차종은 SM6, QM6, XM3, 트위지(위탁 생산) 4종이다. 부족한 라인업은 모회사 르노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캡처, 조에, 마스터 등이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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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내수 3위에 올랐지만, 새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노사 리스크 해소와 수출 물량 회복이 대표적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파업에 대한 우려를 남겨놓고 있다.

수출 물량 회복도 시급하다. 올해 1~11월 르노삼성차 수출 대수는 1만922대로 작년 동기 대비 77.0% 급감했다. 닛산 로그 위탁 생산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새해부터는 XM3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어서 물량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XM3가 새해부터 르노 뉴 아르카나란 차명으로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주요 시장을 공략한다”면서 “앞서 수출이 결정된 칠레를 비롯해 일본과 호주 등으로도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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