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대형화에...힘 받는 민간 모태펀드 도입론

뉴딜펀드 등 정부 주도사업 커졌지만
민간 출자는 9.8% 오히려 줄어들어
벤처창업학회·중기연 등 유입안 모색
업계, 대기업·금융권 참여방안도 요구

벤처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민간 모태펀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 대중도 믿을 수 있는 운용사를 통해 유망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길을 열어주자는 접근이다. 초기 창업기업이 받을 투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15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판 뉴딜펀드,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등 정부 주도 벤처펀드가 새해 대거 투입을 앞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민간 펀드의 필요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3000억원 이상 규모 대형 벤처펀드가 속속 등장하며 시장이 대형화·다각화하고 있는 만큼 민간 중심의 투자 생태계 확립을 위한 정책 마련 요구가 커졌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정부 예산 및 공공부문의 출자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민간 자금 출자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까지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책금융 기관의 출자는 전년 대비 48.2% 증가하는 동안 민간 출자는 9.8%가 감소했다.

최근 한국벤처창업학회는 민간 모태펀드를 만들어 일반 대중도 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출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했다. 연구에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에서 보듯, 기관과 개인의 자금도 충분한 매력만 있다면 벤처투자시장으로 유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현재 모태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같이 믿을 수 있는 기관을 통해 투자를 집행해 위험은 낮추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 관계자는 “매년 예산을 매년 늘리는 벤처투가 방식만으로 중장기 정책을 이어가기는 어렵다”면서 “사업 성과를 내면서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민간 참여 확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도 벤처투자 시장에 일반 대중 참여가 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수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인이 벤처투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이 예고되면서 자금력있는 개인의 벤처투자시장 관심을 계속 높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예상 가능한 투자자 피해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를 거처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도 민간 출자 확보를 위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금융권이 벤처투자 시장에 보다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펀드 대형화가 이뤄지면서 민간 모태펀드라 불리는 재간접펀드를 운용할 기반은 갖춰졌다”면서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벤처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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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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