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서 양강으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전기차 시장에선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 대표 모델인 벤츠 'EQC', BMW 'i3' 등은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지 못했다. 양사는 내년에 전기차 모델을 늘려 시장 반등에 나선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0월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가 1만608대를 기록한 가운데 벤츠는 361대, BMW는 111대에 그쳤다.
테슬라는 국내에서 중형 세단 '모델3', 준대형 세단 '모델S',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판매한다. 반면에 벤츠는 중형 SUV 'EQC', BMW는 소형 'i3'로 1개 모델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보급형인 모델3를 올해만 1만25대 판매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구매 보조금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테슬라 인기 요인으로는 반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과 무선 업데이트 기능 'OTA(Over The Air)'가 꼽힌다. 테슬라는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고, 이 같은 기능을 스마트폰처럼 소비자가 구매해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통 완성차 브랜드는 제공하지 않는 방식이다.
올해 판매가 부진했던 벤츠 EQC는 보조금 수혜를 누리지 못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출시했지만 보조금 인증은 8개월이 지난 올해 7월에야 받았다.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동이 난 다음이다. 벤츠는 EQC 판매를 위해 자체적으로 특별보조금 1080만원을 지원했으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반등하진 못했다.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 쏘카, 링커블 등에 기업간 거래(B2B) 형태로 공급하기도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쏘카에선 보험까지 포함하면 약 26만원(24시간 기준)의 대여료에 가격 저항이 있었고, 커뮤니티형 카셰어링을 제공했던 링커블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BMW는 i3를 국내에 처음 출시한 2014년 이마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는 활동을 벌였다. 아파트 공용 주차장에도 가정용 충전기가 설치될 수 있도록 영업했다. 그러나 올해는 i3와 관련된 별도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않았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도 주행거리가 248㎞로 늘린 i3다.
양사는 2021년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벤츠는 EQA, EQS를 글로벌 출시한다. EQA는 소형 SUV 'GLA', EQS는 대형 세단 'S클래스' 기반 전기차다. 한국에도 내놓을 계획이지만 구체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벤츠는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없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BMW는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BMW 'iX3'와 콘셉트카 iNEXT 양산형 모델 'iX'를 내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세단 'i4'도 선보일 계획이지만 국내 출시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양사 관계자는 “내년에 전기차를 추가 출시하는 만큼 아직까진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