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 전해철, 복지 권덕철, 여가 정영애, 국토 변창흠
청와대 "김현미 장관은 정부 원년멤버...실적 부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행안·복지·여가·국토부 장관을 교체하는 등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을 지명했다.
잇따른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 여성가족부 장관과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장관도 교체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각각 발탁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4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며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4명의 후보는 모두 1주택자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대표적 친문 정치인으로 3선 국회의원이다. 현재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남 마산중앙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29회 출신 변호사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정 수석은 “전 후보자는 국회에서 권력기관 개혁, 과거사 진상 규명, 사법 개혁 등에서 노력해온 변호사 출신 3선 국회의원”이라며 “그동안 지방자치법,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지방분권과 지방재정, 지역균형발전 등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돌파력과 당정청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재난관리 체계의 강화와 실질적 자치분권 실현, 정부혁신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 수석은 “특히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서 중앙·지방 간 균형 발전을 잘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현 정부 초대 복지부 차관을 지내는 등 복지부 요직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전북 전라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슈파이어행정대에서 행정학 석·박사를 받았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차관을 거쳤다.
정 수석은 “권 후보자는 우리 정부 보건복지 정책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해왔다”며 “오랜 정책 경험과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통해서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 건강과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공공성 강화, 취약계층 보호, 생애주기별 사회안전망 확충 같은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국내 여성학 박사 1호 출신 전문가다. 노무현 정부 균형인사비서관과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충청북도 여성정책관, 한국여성학회장 등을 거치며 여성·복지 영역에서 여권 신장에 힘써왔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서울 진명여고와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여성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부총장 등을 지냈다.
정 수석은 “여성학 전문성과 풍부한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성폭력 대응과 피해자 지원 체계 강화와 같은 현안을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사회 각계와 소통하면서 성평등 사회 실현,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아동·청소년 보호 등 여성가족부 핵심 정책을 책임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학자 출신으로 도시계획 및 주택분야 전문가다. 대구 능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에서 도시계획학 박사와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와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 수석은 “(SH와 LH 등에서) 주택공급과 신도시 건설, 도시재생뉴딜 등을 직접 담당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느끼는 주거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국토부 장관 교체가 경질성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우리 정부 원년 (내각)멤버로 그동안 맡은바 소임을 다했다”며 “새로운 정책 변화에 대한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 변화된 환경에 맞춰 현장감 있는 정책을 펴나가기 위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적이 부진했다든가 성과를 못냈다는 경질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지명된 4명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각 후보자 해당부처와 인사혁신처에서 청문서류 등을 준비한 뒤 대통령이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을 요청하면 국회 소관상임위원회에서 인사청문을 실시한다. 국회는 이후 본회의를 통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청와대로 송부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지 20일이 지났음에도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한 차례(최대 10일) 기간을 연장한 뒤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경우는 모두 23건(인사청문 요청 75건)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