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 3년을 맞이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 정책 및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사업의 효율적 예산 배분과 조정 기능이 부처로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위원장인 중소기업정책심의회를 국무총리 소속의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중소기업 정책 총괄·조정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산자중기위원회 강훈식, 김경만, 이규민, 이동주, 이수진, 정태호 의원도 함께했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 정책·사업의 체계적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 사업수는 올해 기준 1754개로 최근 3년간 30.2% 증가했다. 20개 중앙부처에서 439개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에서 1315개의 사업을 수해하고 있다.
지원 예산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57.7%가 증가해 올해 26조1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지난 2018년 6월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중소기업 업무의 총괄·조정 기능을 부여했으나 실질적으로 중소기업 사업의 예산을 배분·조정하는 등의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실정이다.
주제발표를 맡은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중소기업 지원 사업의 평가 및 협의 결과가 예산으로 연결되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부처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중기부도 직접 중기 관련 예산 편성과 집행을 점검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 지원사업 예산의 중장기 투자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선 정부 조직법 상 중소벤처기업부 관장 사무에 중소기업 정책의 수립·총괄·조정·평가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단장은 중소기업 정책 총괄·조정 기구의 위상 제고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위원장인 '중소기업정책심의회'를 국무총리 소속의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정책 심의에서 벗어나 5년 단위의 중장기 중기 사업 계획 등을 수립해 나가기 위한 조치다.
이후 토론에는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을 좌장으로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이삼열 연세대 교수 △임채운 서강대 교수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이 참여해 중소기업 정책 총괄·조정 강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정화 이사장은 “이제는 결과의 이행 강제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산 배분·조정에 대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성만 의원은 “최근 3년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예산이 57% 증가하면서 효율적인 정책 집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축사에서 “부처별로 분절적으로 시행되는 중기 지원사업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계 추진되는 등 지원체계가 고도화되어야 국민 경제의 혁신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며 “논의된 생산적인 결과를 정책에 꼭 반영시키고 이를 위해 다른 부처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