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보다 실리...온라인 판로 확대 노력
내년 상반기까지 입점 브랜드 100개로
제조사 브랜드까지 제품군 늘려갈 예정
이마트가 네이버에 적극 입점하는 등 새로운 성장 활로 모색에 나섰다. 전문점 브랜드뿐만 아니라 자회사 스타필드 내 매장 역시 고객 접점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의 협업을 택했다. 자사 SSG닷컴이 있음에도 온라인 판로 확대와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1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 매장을 연다. 몰리스펫샵이 타사 온라인 채널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이마트, 전문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에서만 몰리스 상품을 판매해 왔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대형 유통업체가 직영 채널을 개설한 것은 이마트가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와 스톤브릭을 판매하는 네이버 스토어를 열었다. 이 역시 이마트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으로, 그룹 유통망을 넘어 네이버까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내부에서 육성해 온 전문점 사업 영역을 외부 채널로 넓히려는 시도다.
실제 이마트는 올해 들어 그룹 차원에서 네이버 입점을 적극 늘리고 있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네이버를 통해 스타필드 입점 매장의 온라인 판로를 구축했다. 스타필드는 지난 26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열고 30개 입점 브랜드 상품 150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스타필드는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고 입점 브랜드에 온라인 판로를 제공하기 위해 업계 선두 플랫폼인 네이버쇼핑과 협업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네이버스토어 입점 브랜드를 100여개로 늘리고 온라인 판매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네이버 입점을 늘리는 것은 명분보다 실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잠재적 경쟁자 플랫폼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보다 앞서 11번가에도 장보기 채널을 입점시키는 등 치열한 e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동맹군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강자로 떠오르면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올 3분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40.9% 증가한 2854억원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자유롭게 입점할 수 있고 독자 운영이 가능한 스마트스토어는 매출이 72% 느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마트는 고객 접근성이 높은 네이버스토어 입점을 통해 전문점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SSG닷컴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 강화를 위해서는 네이버와 협업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거래액으로 봐도 지난해 네이버가 20조원을 넘어선 반면 같은 기간 SSG닷컴은 3조원에 못 미친다.
이마트 관계자는 “네이버 입점은 온라인 판로를 다양화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면서 “현재는 자체 브랜드 상품만 네이버에서 판매하지만 추후에는 제조사브랜드(NB)까지 판매 상품군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상품을 공급받는 SSG닷컴 입장에선 동일 상품을 경쟁사 채널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일부 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를 겸하게 되면서 여러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