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가 결국 25일부터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기아차는 약 8000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이날부터 사흘간 하루 4시간씩 단축 근무를 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3일 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분파업을 하루 유보하고, 전날 교섭을 재개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아차 노사는 8월 27일 상견례 이후 본교섭 13차, 실무교섭 9차 등 총 22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특히 사측이 지난 16일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인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와 '코로나19'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우리사주 등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주요 쟁점인 잔업 30분 복원을 비롯해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전기차 부품의 직접 생산 등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조는 조만간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파업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측과 협의가 이뤄진 교섭 일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현대차 노조와 달리 기아차 노조는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 최종태 지부장이 당선된 이후 첫 교섭이었던 작년 임금 협상에서 28시간 파업을 실시해 1만대 가까운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작년 임금 협상 교섭 기간은 216일에 달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국민적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 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회사는 이번 파업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이어질 경우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며 부도나 연쇄적 부품 공급망 훼손 등의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의 막무가내식 습관성 파업은 최근 회사의 글로벌 판매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협력회사의 어려움을 가중할 뿐 아니라, 기아차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임금 저하를 야기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