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영국의 종합화학기업 이네오스(INEOS)그룹과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이네오스의 자회사가 개발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소 생산·공급·저장 등에 밸류체인을 구축해 수소 사회실현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 피터 윌리엄스 이네오스 최고기술책임자, 덕 헤일만 이네오스 오토모티브 대표이사, 기어 터프트 이노빈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20일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네오스는 석유화학, 특수화학, 석유제품 생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종합 화학기업이다. 현재 연간 30만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수소 관련 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미래 수소사회를 견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차와 이네오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이네오스의 자회사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개발 중인 SUV '그레나디어(Grenadier)'에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해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전기차 '넥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등에 적용돼 시스템의 신뢰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바 있다.
또 양사는 유럽 내 수소경제 확산에도 적극 협력한다. 유럽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전해 시설 구축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을 늘리고 저장·유통·운송·충전 등 수소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네오스는 자회사 이노빈을 중심으로 수소생산, 공급, 저장을 맡고 현대차는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사우디 아람코에 이은 이번 이네오스와의 협력이 향후 수소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협력을 통해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및 양산 분야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는 본격적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은 “이네오스와 같은 전통적 화학기업이 그린수소 생산, 수소전기차 개발 등을 통해 수소생태계로의 진입을 모색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 같은 이네오스의 노력에 연료전지시스템 분야를 선도하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더해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피터 윌리엄스 이네오스 최고기술책임자는 “이번 협약은 현대차와 이네오스 양사 모두에게 수소경제 가속화에 있어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양사가 보유한 최고의 역량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