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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올해 롯데그룹 인사는 대규모 인적 쇄신에 방점이 찍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그룹 양축인 유통과 화학 모두 흔들리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됐다. 신동빈 회장이 앞서 지주사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낸 만큼, 규모와 형식 모두 파격인 '독한 인사'가 예고된다.

롯데는 이달 중 사업부문(BU)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인사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여 앞당겼다. 내부 쇄신을 서두르고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별세 이후 첫 정기 인사인 만큼, 신 회장의 색깔이 선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우선 전 사업 부문에 걸쳐 파격 인사가 예상된다. 이미 지난 8월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전 부회장이 퇴진하고 롯데하이마트 이동우 사장이 롯데지주 신임 대표에 오르는 쇄신을 단행했다. 후속 인사 역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수 있는 인력 엔진을 새롭게 꾸리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그룹의 핵심 경영진인 4개 BU장 중 강희태 유통BU장, 이영호 식품BU장, 김교현 화학BU장의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롯데지주가 몸집을 줄이며 지원 조직으로 개편한 만큼 일선에서 사업을 이끌어갈 각 사업부문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룹 핵심 사업인 유통부문을 이끄는 강희태 부회장 연임 여부는 의견이 갈린다. 롯데쇼핑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과 동시에, 그룹 온라인 통합과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위기 속 재신임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특히 유통부문은 대내외 악재 속에 온라인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친 만큼 치밀하게 미래 전략을 이끌어갈 새로운 진용을 짜고 있다. 순혈주의부터 깼다. 최근 롯데쇼핑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경영 컨설턴트 출신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첫 외부 영입으로 그룹 인사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마트·e커머스 사업부 인사도 쇄신을 위한 특단책이 예고된다.

식품부문 수장인 이영호 사장도 어깨가 무겁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8.1% 줄었다. 롯데푸드는 코로나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홀로 역성장했다. 초라한 성적표를 바꾸기 위한 변화에 무게가 실린다. 김교현 사장이 이끄는 롯데케미칼도 실적이 부진하다. 3분기 영업이익이 39.3% 감소했다. 1957년생으로 그룹 BU장 중 최연장자인 만큼 최근 유통가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흐름에 따라 인사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