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세계 7위 항공사 시동

2021년 하반기까지 마무리
LCC 자회사 3사도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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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 세계 7위 수준의 거대 국적항공사 탄생을 예고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이륙하고 있다.인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으로부터 8000억원을 지원받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시나리오다. 성사될 경우 세계 7위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한진칼이 산은의 지원을 받아 대한항공 지배력을 끌어올린 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향후 합병한다는 시나리오다. 우선 내년 하반기까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편입한 뒤 합병을 추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산은과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 유증에 참여, 지분율을 29.2%까지 늘린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3월 13일이지만 유증 전 대한항공에 전액을 대여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이다. 한진칼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원을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 초 2조5000억원의 유증도 진행한다.

기업결합 심사가 변수지만 정부의 의지가 있는 만큼 순조롭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1국가 1국적 항공사 체제여서 해외 기업결합 심사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의 신주로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를 확보,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 및 견제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양사 통합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받았다”면서 “양사 통합 작업과 경영 성과를 매년 평가하고, 평가 등급이 저조할 경우 경영진 해임 등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양사 통합이 구조조정, 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고용 유지를 위해 양사 중첩 노선을 폐지하기보다 신규 노선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제·국내선 운임 부문도 독점에 따른 폭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들여다본다. 슬롯과 운수권 배분의 경우 경쟁사를 고려한다.

풀서비스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최종 마무리되면 이들이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에 대한 합병이 추진된다. 통합 FSC는 인천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사업하고, 통합 LCC는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게 한다는 계획이다.

김경환 성균관대 교수는 “수출 중심 국가에서 항공산업 중요성은 매우 높아 정부가 주도해 산업을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진해운 청산으로 현재 우리 수출 전선이 겪는 어려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항공산업 특성상 규모가 커질수록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에는 추가적으로 거액의 혈세가 투입되면서 관치 구조조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을 이미 소진했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대한항공도 지난 4월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예고된 순서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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